독특한 세계관이 설정된 청소년 소설.배경은 열 다섯이 되면 성별과 직업이 결정되는 사회다. 재산과 성적, 지위를 따져 더 우위의 성별인 '히나'가 될수 있다. 가모장 중심제 사회라 우리로 치면 여성에 해당하는 '히나'들이 헤게모니를 장악했기 때문에 이 과정은 치열하고 비장할 수밖에 없다.세계관은 SF대작들을 연상하게 할만큼 독특하고 비장하다. 레드 스테이지와 블루 스테이지로 나뉘어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이 두 이야기의 접점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찾지 못했다.앤디 워홀이 '안나 워홀'로 퇴계 이황이 '이희'로 성별이 바뀌어 인용되는 부분은 재미있었다. 다만 이렇게 설정된 소소한 재미가 전체적인 스토리와 절묘하게 맞아들어갔더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성역할을 바꾸어 설정한 여타 작품들, 이를테면 <이갈리아의 딸들>이나 <거꾸로 가는 남자>만큼의 전복적 재미는 덜했다.스토리의 몰입도가 약하고 대사가 장황한 부분들이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기발한 설정이 돋보이고 십대 주인공들의 감정을 잘 나타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