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클래식 악기를 그리다 - 피아노에서 하프까지, 명화가 연주하는 여섯 빛깔 클래식 이야기,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2022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 선정
장금 지음 / 북피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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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의 악기들로 풀어내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1년 정도 클래식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게 되면서 관련된 지식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대부분의 예술이 그렇지만 클래식 음악 역시 아는 만큼 들리기 때문이다. 책도 찾아보고 유튜브도 도움이 되었지만 가장 크게 도움받은 것이 <클래식빵>이라는 팟캐스트다. 


벌써 4년 넘게 진행된 이 팟캐스트는 클래식을 잘 모르는 진행자 '빵지'를 대상으로 음악 전문가인 '짱언니'가 매주 한 곡씩 정해 다양한 지식을 알려준다. 그 곡의 작곡가, 창작 배경, 특징 등은 물론이고 작곡을 전공한 분 답게 악보에서 발견되는 음악적 특징까지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콘텐츠다. 초창기엔 익숙하고 유명한 곡들 위주로 다루다가 점점 덜 알려진 작곡가들 또는 유명 작곡가들에 대한 심화 내용을 담고 있어 매우 유익하다.


이런 콘텐츠를 공짜로 들어도 되나 어딘가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그 ‘짱언니’께서 책을 출간했다기에 바로 구입했다. 기대했던 대로 팟캐스트에서 조금씩 소개된 클래식 음악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에는 바이올린, 피아노, 팀파니, 류트, 플루트, 하프, 이렇게 6개의 악기별로 구성되어 있다.


각 악기의 구조적 특성이나 발달사는 물론 관련된 작곡가나 역사, 문화 등 전 인문학적 관점에서 여러 내용이 총망라되어 있다. 많은 자료 조사와 참고 자료를 통해 엮은 책이다. 악기 중 팀파니, 류트, 하프는 다소 의외였다. 악기 중에는 비주류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 이 세 가지 악기의 역사가 오래되었고 유럽 궁정 문화와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용 중 팀파니가 인상적이다. 오케스트라 공연 때마다 내심 ‘팀파니 연주자는 한가하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연주되지 않을 때 초긴장하며 조율을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한다. 또 하프가 조신하고 정숙한 자세로 연주되는 악기라 마리 앙뜨와네뜨를 비롯한 유럽 귀족 사회를 휩쓸었다는 얘기도 재미있다. 한편 이런 하프가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악기라서 기네스 맥주 로고에 들어가 있다고. (언젠가 기네스를 마실 때 이 내용을 언급하면서 지식을 뽐내 볼 생각이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의 제목인데, <그림, 클래식 악기를 그리다>가 회화의 소재로 사용된 악기로만 한정하는 듯 하다. 책의 내용 중 회화에 등장하는 악기에 대해 알려주기도 하고 관련 미술 도록도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 더 다양하고 폭이 넓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제목을 어찌 이렇게 지었을까. 그래도 클래식을 이해하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고 어렵지 않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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