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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 천년을 지켜온 사찰 공간과 건축의 비밀
권오만 지음 / 밥북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넘치는 책이다. 그 사진을 잘 담기 위해 종이 재질도 맞췄다. 읽기에 편하게 집필되어 그리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전통을 설명하는 책들이 너무 전문적이거나, 지루하기 쉬운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사찰을 탐방하면 보는 것들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사찰은 불교의 종교적인 공간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사찰은 종교를 뛰어넘는 ‘우리나라 문화’의 공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불교를 믿지 않지만 사찰을 자주 방문하면서 우리의 문화를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보기만 한다고 해서 모두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중한 몇 가지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공조여래좌상’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이 집중하여 관람을 하게 된다. 그래서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지 못한다. 그런데 사찰에는 비어있는 곳까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있었다. 일주문 윗부분에 공포 사이에 빈 공간이 바로 부처님이었다. 보이는 것과 보이는 것을 교모하게 만들어 그 사이 보이지 않는 모습을 가부좌를 하고 계신 부처님 모습으로 보이게 한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공간과 부재를 다루는 디자인 능력이 이런 정도의 수준이니 우리의 전통 건축기술과 창의력이 세계적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70) 이 책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주어 너무 감사했다.
사찰에는 일주문, 천왕문, 금강문, 불이문 등 여러 문이 있다. 그런데 이런 문에는 담장이 없이 그저 문만 존재한다. 왜 그럴까? 매트릭스나 도깨비 같은 영화 속에서 문에 대한 몇 가지가 떠오른다. 어떤 문은 차원을 넘나들게 하고, 공간을 전환하기도 한다. 사찰의 문도 그런 역할을 한다. ‘성역의 관문을 통과하는 과정을 통해 종교적 공간에서 갖추어야 할 엄숙함, 경건한 분위기에 적응하도록, 그러한 심리적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려는 의도인 것이다.’(89) 앞으로는 문을 통과할 때마다 그 의미를 되새기려고 한다. ‘나는 점점 더 성스러운 곳으로 가고 있다.’고.
‘꽃살문’은 문에 새겨놓은 꽃무늬이다. 그 의미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불교에서 연꽃은 깨달음의 상징인데 부처님께 꽃을 바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이 꽃을 나무에 새겨 넣는 것은 공덕의 의미를 더 오래 지속시키기 위함이란다.(186)
이 책을 읽고 사찰에 가면 더 많은 것이 보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