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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반격 - 쓰레기통이 되어버린 지구의 위기와 기회
제레미 카베.알리제 드 팡.얀 필립 타스테뱅 지음, 송민주 옮김 / 유아이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는 자칭 환경주의자다. 그래서 평소 쓰레기의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이 책은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뿐만이 아니라 내가 물건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야기되는 보이지 않는 쓰레기 문제까지 짚어주고 있다.
쓰레기의 문제는 저자가 사는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 책을 읽게 되는 대한민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쓰레기는 인류의 문제이고, 앞으로 살아갈 후손들의 문제이다. 이런 문제들은 수치 하나하나 들어가면서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연간 약 20억 톤이며, 이는 1초에 70톤이 되는 양이다.(28) 그런데 이 가정용 쓰레기는 전체 폐기물의 10%도 안 되는 양이다.(32) 너무 숫자가 커서 양이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그 많은 쓰레기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 대부분은 땅에 묻힌다.(37) 하지만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양도 상당하다.(38) 만약 태운다면 하늘로 날아가게 된다.(41) 심지어 우주에도 쓰레기가 있다.(42) 온 세상이 쓰레기로 가득하다. 이런 사실을 인식하게 될 때마다 가슴이 조여 온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쓰레기에 대해 알아야 할 때가 되었다. 내가 소비한 무엇이 어떻게 쓰레기가 되어 처리되는지는 기본이고, 내가 소비하기까지 나에게 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까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2부 ‘거꾸로 본 쓰레기의 세계화’ 중 첫 이야기는 ‘토마토’이다. 토마토를 샀지만 먹지 못해 버려진다면 쓰레기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식물로 버려지니 외국에 비해 더 ‘환경적’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그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 중 하나는 토마토가 생산되어 나에게까지 오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다. 토마토 1kg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이 40kg이 필요하단다. 온실에서 재배하기 위해 기름이 들것이고,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냉장시설을 이용하게 되기도 한다. 이동을 위해 다시 기름을 써야 한다.(98) 비닐하우스의 비닐도 주기적으로 교체해 주어야 한다. 비닐하우스의 비닐은 어떻게 될까? 소각하거나 땅속에 묻히거나 바다로 흘러갈 수 있다.
토마토뿐만 아니라, 티셔츠, 알루미늄, 플라스틱 병, 자동차, 그리고 우리가 매일 쓰는 스마트폰까지 쓰레기와 연결 지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 하나하나가 충격적인 데이터로 제시된다. 사실 모든 물건은 생산과정에서 쓰레기를 발생시키는데 이는 버려지는 쓰레기에 몇 배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내가 입고 있는 티셔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50배의 원자재가 필요하단다. 즉 우리가 신경 쓰는 눈에 보이는 티셔츠도 문제지만 티셔츠를 생산하기까지의 50배의 쓰레기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113)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소비를 줄여야 한다. 불필요한 것들만 버리고, 버린 것들도 최대한 재활용해야 한다.(188) 동시에 ‘재활용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폐기물을 수리하고 복구하며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 할 것이다.’(191)
갑자기 서울에서 ‘아름다운 가게’가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떠오른다. 서울시장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