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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고비에 꼭 만나야 할 장자
이길환 지음 / 이든서재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저자 이길환을 만난 적은 없지만 글에서 느끼는 그는 짬 따뜻한 분인 것 같다. 유튜브의 목소리도 젊고 맑은 목소리다. 글을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장자 자체가 이야기로 구성되었지만 그 이야기에 곁들인 저자의 이야기도 이질적이지 않게 잘 엮여졌다.
사서와 동영철학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장자는 읽다가 번번이 실패한 책이다. 혼자 읽어 나가기엔 꽤나 인내심이 필요한 책이다. 이번 책을 기회 삼아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사실 오십 전에 노장의 책을 읽는 것은 주저했다. 오십까지는 공맹의 치열한 삶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이제 오십이 넘기고 보니 왜 그런 믿음을 가졌다 후회가 되기도 한다.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장자는 현명한 처세의 지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말한 대로 ‘마음의 쉼표’(15)가 필요한 세상이다. 사십이 아니라 그 전이라도 너무 치열하게 살지 않았으면 한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몇 개의 구절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마음에 들었던 몇 개의 글을 추려본다. ‘장자’는 장자 책에서 ‘저자’는 저자의 생각으로 구분한다. 괄호의 숫자는 쪽수이다. 나의 추가 생각은 글 뒤의 괄호에 넣었다.
저자(28)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모습이 있습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할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장자(35) 그렇다면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지혜로운 사람은 결국 큰 도둑을 위해 재물을 모아둔 것에 지나지 않는가?
저자(36-37) 단단하게 걸어 잠글수록 온전히 도둑맞습니다. 열린 사고가 가능해야 누구도 훔쳐 갈 수 없는 단단한 인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자(47) 장자를 만난 이후로 어떤 일이 닥치든 “큰일 났다.”라는 말을 내뱉는 대신 “음.”하고 짧은 탄성을 지릅니다.
장자(62) 옛날의 성현들도 자기 것을 전하지 못한 채 죽었을 것이니, 공께서 읽으시는 책도 기껏해야 옛날의 성인이 남긴 찌꺼기가 아니겠습니까? (공자가 논어를 쓰지 않으신 까닭과 소크라테스가 글을 쓰지 않은 까닭과 부처가 불경을 짓지 않은 까닭은 모두 찌꺼기인 것을 알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저자(93) 갈망의 대상을 찾는 대신 자기에게 집중하고, 타고난 본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본성을 깨닫기 시작할 때, 시기와 질투심은 사라지고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저자(100) 지금 인생이 빨간불에 멈춰 선 듯 느껴져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 멈춤이 삶의 고난을 피하기 위한 천운이 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저자(129) 칭찬은 궁극적으로 남과 자기를 동일화하는 과정이기에, 상대의 장점을 배우기 위한 마음 자세입니다.
장자(136) 나는 하늘과 땅을 관으로 삼고, 해와 달을 한 쌍의 구슬 장식으로 삼으며, 별자리들을 진주와 옥 장식으로 삼고, 만물을 부장품으로 삼으려고 하니, 나의 장례용품은 부족한 것이 없지 않으냐?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태려고 하느냐?
장자(171) 이는 사람을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194) 놓인 곳의 위치를 옮기는 일은 또 다른 그늘을 만드는 일일뿐이기에, 결국은 물건을 덜어내야 합니다.
저자(198) 책 냄새가 포근하고 참 좋다.(저자의 아내)
저자(247) 행복하게 여행하려면 몸이 가벼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