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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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 푸른영토, 2019.


사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수많은 국보와 보물이 사찰에 있다.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교를 떠나 사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지역을 여행할 때 사찰을 고려하게 된다. 혹은 사찰을 중심으로 여행 계획을 짠다고 해도 훌륭한 여행이 될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사찰들은 대부분은 이름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들을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지은이는 첫 이야기로 ‘일제의 문화 침탈로 사라져버린 불교유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일제에 의해 뜯기고, 옮겨지고, 파손된 문화재가 한둘이 아니다. 아직 일본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지기수다. 이제라도 문화재가 자신의 원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또 책 속에는 사찰의 역사를 다루면서 가슴 아픈 이야기도 많았다. 찬란했을 시절을 뒤로하고 ‘터’만 남은 사찰은 왜 이리도 많을까? 대부분은 화재로 소실되었을 것이다. 태안사는 한국전쟁 때 모두 불타버렸다. 전쟁도 하나의 원인이다.(36) 사나사는 1907년 의병 봉기 때 불타버렸다고 하는데 그 뒷이야기도 궁금하다.(84) 회암사는 보우와 관련되었다고 해서 인간에 의해 ‘불태워졌다’(254) 그나마 주춧돌, 석탑, 부도는 돌로 만들어져서 화를 면했을지도 모른다. 엄청난 공력을 들여 중건한 이야기도 여럿 나오지만 스님들이 뿔뿔이 흩어져 중건되지 못한 사찰도 많다. 이제는 비록 터만 남았지만 반드시 그 터라도 보존되어야 한다. 회암사처럼 그 터만 1만여 평(252)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지은이가 국보나 보물보다 훨씬 더 아름다우면서도 정감이 가는 곳을 세 곳 소개해 주었다(94)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기억해 두었다 꼭 가보려고 한다. 첫째가 귀신사 대적광전 뒤편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라보는 청도리 일대의 풍경, 둘째가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넘어가는 산길, 셋째가 미황사에서 부도밭에 이르는 산길과 부도전(94)이라고 한다. 귀신사는 전북이고 나머지는 전남이다. 전남에는 유명한 사찰이 많아 보인다. 이 책 20장 중에 6장이 전라남도에 대한 소개다. 화암사, 태안사, 운주사, 미황사는 한 번쯤 들어봤고 천관사, 무위사, 도갑사 등을 알게 되어 관심 있게 읽었다.


수종사는 내가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사찰이고, 여러 번 가보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큰 규모도 아니고, 유명하지도 않은데 어떻게 소개되었을지 궁금했다. 수종사와 별 상관도 없는 정약용 이야기가 많이 소개되었고, 정작 수종사에 대해서는 조금만 소개되었다. 추측건대 수종사에서 바라본 멋진 풍경 때문일지도 모른다. ‘날 밝은 날 이 수종사에서 바라본 북한강과 남한강이 펼쳐놓은 장관이 한 폭의 산수화 같다.’(201) 정말 그렇다. 수종사에서 바라본 한강의 풍경은 정말 장관이다. 수종사에는 그 장관을 바라보면서 운치 있게 차를 마실 수 있는 찻집이 있다.


이 책은 사진도 많고 글도 구수해서 읽기 편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을 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답사기를 책으로 냈다면 읽는 이가 이곳들을 답사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답사기에 지도가 없어 공간적 위치를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더욱이 지역이 뒤죽박죽 있어 더욱 그러했다. 차례에는 번호를 붙여주었으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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