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 - 표준화가 망친 학교교육을 다시 설계하라 학교혁명 2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최윤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는 ‘You, Your Child, and School’이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쓴 것이니 You는 학부모를 의미한다. ‘학부모, 아이들 그리고 학교정도로 번역될 것 같다. 그렇다면 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에 대한 대답은 무엇일까? 창의력은 아이의 창의력이다. 우선적으로 책임을 부모에게 돌리고 있다. 2장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알라, 3장 자녀를 제대로 알라, 4장 자녀를 강하게 키워라. 6장 아이에게 알맞은 학교를 선택하라 등등 세상이 변했으니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학부모에 알맞은 능력을 배양하여 제대로 아이들을 이끌어야 한다정도로 진술할 수 있다. 물론 학교나 교육당국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학교와 교사를 욕하기 전에 부모의 역할이나 먼저 제대로 하라는 논조다. 심지어 공교육만이 해법은 아니다라면서 홈스쿨링을 할 수도 있고, 대학 진학만을 꿈꾸지 말라고도 한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죽이는 제1차 원인으로 학부모가 지목되었으니, 학부모들은 참 거북할 듯싶다. 차라리 우리나라 책의 제목을 누가 창의력을 살리는가로 정했으면 어땠을까? 부모가 자녀의 창의력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면 이왕이면 살리는 자로 명명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딱히 창의력만을 목적으로 쓰인 책도 아니어서 굳이 창의력을 넣은 까닭도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아마 저자가 창의성에 대가이기에 그 명성을 빌려온 것이 아닌가 싶다. 그의 테드 강의나 유튜브에서 떠돌고 있는 강의를 꼭 보아주기 바란다.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성찰을 하게 만든다.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368) 는 것은 맞는 말이다. 이 세상 자녀 수만큼이나 다양한 교육 방법이 존재한다.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은 이 세상에 단 하나의 방법이어야 한다. 다른 아이가 어떻게 했다더라 하는 것은 참고사항이지 절대 사항은 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옆집엄마의 교육 방법에 관심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옆집을 보지 말고 내 아이를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은 교육에 관한 깊이 있는 책은 아니다. 교육이라는 게 워낙 방대한 영역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알고 있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항들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되었다고 해도 이 책의 잘못은 아니다. 학부모들이 교육의 내면적인 것을 알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몇몇의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대로 하면 된다는 식이 좋을 수도 있다. 내 말의 요지는 쉽게 읽히지만 결코 쉽게 여기지는 말아 달라는 거다. 하나하나 진지하게 읽고 진지하게 실천하려고 해달라는 말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74쪽에 나온 이야기이다. 소셜 미디어에 등장하는 부모들을 보면서 자녀에 대한 기준을 너무 높게 설정한 탓이다. 터무니없이 높게 잡은 목표에 가까이 가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소셜 미디어의 문제는 하나둘이 아니지만 자녀교육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이렇게 착각을 유발하는 나쁜 영향도 있다. 결국 부모가 줏대를 갖고 교육하지 않으면 엉뚱한 방향으로 아이를 이끌게 된다. 그 외 4장 자녀를 강하게 키워라에서 제시된 명령도 무시할 수가 없다. ‘잠을 충분히 자게 하라’, ‘놀게 하라’, ‘실패할 기회를 제공하라를 실천하기를 권한다. 정말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생활규칙인데 얼마나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실천하게 하는지 의심이 된다. 초등학생은 평균 10시간을 성인도 평균 8시간을 자야 한단다. 그런데 아이들도 바쁘다. 학교를 다니지만 학원도 다니고, 학습지를 하기도 한다. 거기에 약간의 텔레비전, 인터넷, SNS를 해도 잠을 자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놀라고 하니, 정말 놀 시간도 나지 않을 때가 많다. 여기에 예체능 교육을 하라고 한다.

 

학부모들도 그런 자녀교육을 원할 것이다. 잘 놀리고, 예체능도 두루두루 시키고, 잠도 잘 자게 하고 싶을 거다. 그런데 하지만 이런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입장에서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쉽지 않은 결단이 될 것이다. 나 역시 저자가 말하는 자녀교육을 하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확실하고 의심이 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일단 이 책을 읽었다면, 한번 속는 셈 치고 이 책의 방향을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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