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학년은 처음인데요 - 1학년 학급살이 편
박진환 지음 / 에듀니티 / 2019년 3월
평점 :
박진환 지음, 에듀니티, 2019.
교사는 힘든 직업이다. 누가 뭐래도 그렇다. 해보지는 않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중에 초등학교 교사는 더 어렵다. 중고등학생처럼 한번 말해서는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같은 논리로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는 더더욱 힘들다. 저학년 수업을 한참 하고 나서 입안의 쓴맛을 느껴본 적이 없다면, 4교시 후 현기증이 나거나, 힘이 쭉 빠져서 어질어질 쓰러질 뻔한 일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한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나서 머리가 아픈 경험이 없다면 말을 말아야 한다.
경력이 쌓일 만큼 쌓여도 1학년 수업을 하고 나면 몸이 만신창이가 된다. 이런 1학년을 몇 년씩 맡는 선생님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미지수다. 저자는 이 책에서 2년 연속 맡은 경험을 따뜻한 언어로 풀어냈다. 저자는 ‘날마다 수많은 사건을 터뜨리는 아이들의 모습과 방황하는 제 모습을 마냥 시간 속으로 날려버리기가 너무도 아쉬웠기 때문’(5)에 쓰셨다고 밝히고 있다. 존경스럽다. 교단일기를 이렇게 쓸 수 있다는 자체가 존경스럽다. 교단일기를 쓴다고 월급 더 주지 않는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저자야 이렇게 책으로 묶어내었지만, 현재 교단에서 교단일기를 쓰는 수많은 선생님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랑으로 일기를 쓰시고 계신다.
저자는 다시 1학년 담임이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과 계속하고 싶은 것을 제시했다. 그런데 그 목록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그중 몇 가지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 날마다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림책과 동화책을 읽어줄 것이다.
# 주마다 아이들과 산책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1학년에게 가능한 프로젝트를 계발하고 발전시켜 풍성한 수업을 기획할 것이다.
# 다른 이의 실천에 주목하되 결국에는 내 빛깔을 보이는 내용으로 소화할 것이다.
# 꾸준히 기록하여 성찰하는 글쓰기를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다.
다른 이의 실천 기록은 인터넷과 책에서 차고도 넘쳐있다. 문제는 그것을 내 수업에 끌어오기가 쉽지 않고, 더더욱이나 어려운 것은 내 빛깔로 소화하는 것이다. 가장 존경스러운 것은 아무래도 이렇게 일기도 쓰시고 성찰하는 삶을 산 모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마 정규 근무시간을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했을 것이다. 서두에 말한 대로 이런다고 해서 월급 더 주지 않는다. 옛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산책을 더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아이에 대한 사랑, 열정이 없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글 속에 평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평가를 잘 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성취기준을 모두 평가해야 하는데, 그게 물리적으로 가능하지가 않다. 그중에서 중요한 것만 기록한다고 해도 만만치 않는 일이다. 자칫 ‘평가를 위한 평가’(164)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우선 평가에 대한 교사의 철학이 확고히 서야 한다. 또 학부모와 학생의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가는 아이들 성장을 위한 평가이어야 한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고, 때에 맞춰 치르는 행사도 안 된다.
저자의 교육 실천 중 몇 가지를 꼭 하고 싶다. 그중 하나가 걸개그림 만들기다.(68) 한번 만들면 정말 멋진 작품이 만들어질 것 같다. 그리고 중요한 하나. 하루에 한 줄이라도 좋으니 교육 일기를 쓰자. 그냥 그날 있었던 일, 느꼈던 소감을 마음 가는 대로 쓰자. 오늘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