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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공부력의 비밀 -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 전에 엄마가 꼭 알아야 할
기시모토 히로시 지음, 홍성민 옮김 / 공명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기시모토 히로시 지음, 홍성민 옮김, 공명, 2016.
이 책을 초등학교 이하의 자녀를 둔 학부모와 교사 모두에게 선물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진정한 학력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또 초등학교 교육을 바라보는 몇 가지의 새로운 시각을 던져 주었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새로운 교육 방법을 여럿 알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9회 덧셈, 10회 뺄셈, 왕복 계산법을 알게 된 것이 너무 반가웠다. 이제 것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다른 교사들에게 얼른 전파하고 싶다. 같은 수를 9번 더하면 10배가 된다. 그러니 9문제를 풀고 나서 정답을 맞혀볼 필요가 없다. 첫수에 ‘0’만 붙이면 된다.(210) 뺄셈도 같은 원리이다. 어떤 수의 1/10의 수를 10번 빼면 ‘0’이 된다. 이 얼마나 간편한가!(215) 왕복 계산법은 좀 어렵긴 하지만 이 역시 원리는 유사하다. 어떤 수를 2부터 9까지 순서대로 곱한 후 나중에 2부터 9까지 순서대로 나누면 첫수가 나온다. 9까지 곱하느라 큰 수를 다루게 되지만 곱셈 능력과 나눗셈 능력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비법도 눈에 띈다. 수학 문제를 하나하나 만들지 않아도, 100칸 계산을 하게 하면 너무나 간단하게 문제를 만들어 풀 수 있다. 이 방법이 좋은 점은 (특히 구구단에서) 푸는 시간을 측정하여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선생님의 사례에서는 ‘아이들은 이제 스포츠처럼 즐거운 기분으로 해냈다’고 할 정도로 즐겁게 경쟁하면서 놀이처럼 해나갔다고 한다. 이 방법도 기회가 있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이 책은 꾀나 오래전에 쓰였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교육에 던져주는 몇 개의 ‘화두’가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새로운 세대에 따라 새로운 교육이 도래하고 있다. 올해부터 모든 학년에서 적용하고 있는 2015교육과정에서 그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이 교육과정은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이다. ‘알고 있다’에서 ‘할 수 있다’로 교육이 옮겨가고 있다. 일면 타당한 것 같다. 제대로 교육된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아무리 알고 있다 한들 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잘 못 이해하면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로 생각할 수 있다. 저자의 시각으로 본다면 ‘할 수 있기’위해서는 ‘알아야 한다’고 했을 것이다.
‘한자나 계산을 제대로 쓰거나 풀 수 있는지, 문장제를 풀고, 사회나 자연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지 하는 것들은 단순한 지식과 기능일 뿐 진정한 학력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진부한 학력관이다. 앞으로는 새로운 학력관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교정책은 반드시 전국적으로 저학력 아이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40)
만약 교육현장에서 기초기본 교육을 등한시한다면 저자가 비유한 ‘문화대혁명’의 실패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다. 그러니 읽게 하고, 쓰게 하고, 셈하게 하는 일련의 기초기본 교육을 철저히 해야 된다는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저자는 ‘보이는 학력’과 ‘보이지 않는 학력’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보이는 학력은 통지표의 성적 같은 것이다. 물론 이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보이지 않는 학력이다. 생활 습관, 인내력, 의욕, 인성 등이 보이지 않는 학력을 구성한다. 보이지 않는 학력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관심할 수 있지만, 결국에 가서 보이는 학력을 좌우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학력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아이 성적을 위해 지겨워도 공부를 시킨다. 결국 아이는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시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 아이가 된다. 그렇게 공부를 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되느냐 말이다. 지금 아이들은 너무나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교사로서 너무 안타깝다.
저자의 주장 중에 두 명이 놀지 않고 세 명 이상 집단으로 놀리라는 게 있다. 세 명 이상 집단을 이루어 놀면 반드시 의견 대립이 생기고 따돌림도 생기며, 외톨이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갈등이 발생하고 대립하는 사이에 배움이 있다는 주장이다.(84) 맞는 말이다. 그래서 홈스쿨도 좋지만 학교를 보내는 까닭이기도 하다.
놀이에 대해서도 ‘규칙이 있는 놀이’(92)를 시키고, 놀이는 적어도 하루 2시간이 필수(93)라고 주장한다. 정말 공감이 간다. 하지만 요즘은 놀려고 해도 놀 친구가 없다는 게 문제지 않는가! 다들 학원 다니느라 놀아줄 친구 찾기가 별 따기보다 어렵다. 결국 TV를 보거나 게임이나 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저자는 텔레비전의 10가지 해악(117)을 이야기했는데, 요즘 개정판을 냈다면 스마트폰의 100가지 해악을 이야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아이들은 텔레비전은 텔레비전대로 보고, 스마트폰은 스마트폰대로 보고 있으니 그때 보다 더 심각해졌다.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뒤표지에 적힌 요약
# 하루 2시간은 반드시 놀 것!(놀 고 싶어도 놀 수 없는 현실!)
# 해당 학년 곱하기 10분 가정학습이 최상의 효과! 그 이상은 역효과다.(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그 이상을 대부분 하고 있다. 이를 어쩌란 말인가!)
# 학원은 공부습관의 마중물일 뿐!(그 이상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말이다.)
# 가정교육은 가장 중요한 학력이다.
#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들려면 매일 10~20분의 집안일을 시켜라.(너무 반가운 이야기였으나, 막상 시키려고 하니 시킬 일이 마땅치 않았다. 우리 집에서는 수저 놓기를 시키고, 안 차려 놓으면 굶기라고 했다가 하루도 못가 백기를 들었다.)
# ‘잘 놀고, 일 잘하는 아이’로 만들어라
# 공부 습관은 3개월이 승부다.
# 텔레비전을 추방하라.(우리 집은 텔레비전이 거실에 없다. 아이는 한 달에 한두 시간, 부모인 우리는 한 달에 서 너 시간 정도다. 거의 안 본다고 생각하면 쉽다. 벌써 9년째 이러고 있다. 나도 드라마 보고 싶다고요. -솔직히 어쩌다 드라마에 빠지면 한 달 시청 시간이 10시간 정도로 수직 상승!)
# 설탕의 무시무시함을 경고한다.(과자도 마찬가지다. 과자도 줄여야 한다.)
# ‘읽기, 쓰기, 계산하기’의 철저한 학습을 노치면 돌이킬 수 없다.
# 9회 덧셈, 10회 뺄셈, 왕복 계산법(너무너무 쉽고, 탁월한 학습 방법이다. 적극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