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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글쓰기 수업
배학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배학수, 메이트북스, 2019.
누구나 한 번쯤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문학 소년의 꿈을 꾸거나 연애편지를 잘 쓰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교직에 들어온 후로는 사업 계획서나 보고서를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은 여행 후에는 여행기를 잘 쓰고 싶고, 책을 읽은 후에는 서평을 잘 쓰고 싶다. 이 책을 읽게 된 까닭도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책은 다양한 종류의 글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예문과 함께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특히 글의 구조와 안내가 특히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서론에서 훅(낚싯바늘, 첫 문장) 문장의 중요성과 결론에서 여음(마지막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게 된 점이 좋았다. 이 책에서 ‘5문단 에세이의 기본형’의 구조와 요소만 기억해도 책값은 건지고도 남을 것이다.
우리는 왜 글을 써야 할까? 우리는 그냥 주어진 것을 즐기면 살아도 된다. 영화를 본다면 그냥 재미있게 보면 된다. 하지만 이왕 보는 영화를 나에게 좀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고 내가 찾은 재미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다. 저자는 ‘영화를 분석하면 즐거움은 커진다.’(143)고 말한다.
영화에 관해 글을 쓰지 않았다면 가질 수 없었던 통찰을 작문 과정에서 얻게 됩니다. 글은 말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와 시선을 창조하는 과정입니다.(143)
그렇다. 글을 씀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이는 그냥 보고 즐기는 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쁨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영화뿐 아니라, 여행에서, 공연 관람에서, 책을 읽고 나서, 신문이나 뉴스를 보고 나서도 우리는 글을 쓸 수 있다. 우리는 이때 글을 쓰고 난 이후의 나는 글을 쓰기 이전의 나와 다른 ‘나’가 되는 것이다. 이런 글은 나를 변화 시키지만 동시에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작은 글들이 모이고 모이면 언젠가 커다란 변화를 이끌 수도 있다.
개인 에세이는 인간을 만듭니다. 에세이 쓰기가 요구하는 자기-의식과 자기-성찰은 개인 에세이 작가 자신에게도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인 에세이를 쓰다 보면 작가는 자신을 관찰할 뿐 아니라 자신을 구체화합니다. 내가 책을 만들지만, 그 책이 나를 만듭니다. 에세이 쓰기는 글쓴이 자신을 창조합니다.(283)
자신을 좀 더 알아가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한다. 일단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 물론 이왕 쓸 거면 제대로 써야 한다. 저자 말대로 ‘개헤엄’(24)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개헤엄은 글 쓰는 법을 배우지 않고 막 쓰는 것을 저자가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수영하는 법을 배우지 않고도 수영을 할 수 있으나 이런 사람이 수영 대회에는 참여할 수 없다. 글 쓰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멋진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