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비움 일상 수업 - AI 시대에 맞춤형 인재로 키우는 기적의 하브루타 교육법
장대은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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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면 한 번쯤 느꼈을 것이다. 요즘 몇 년간 유대인 교육 법인 하브루타가 크게 강조되고 있다. 교사 강의 위주의 수업에서 아이들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으로 변화를 요청받고 있다. 모든 수업이 그렇게 될 필요도 없고, 될 수도 없다. 하지만 새로운 교육 방법에 대한 요청은 귀 기울어야 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이 책은 그런 부응에 저자 나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무조건 하브루타가 좋다고 해서 겉모습만 따라 하지 말고, 하브루타가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 근본적인 작동원리를 알고 실천해야 한다는 논지다. 그 근본적인 밑바탕을 이루는 것을 바로 트리비움으로 본다.

 

이 트리비움은 문법, 논리학, 수사학이라는 세 가지를 뜻하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부터 중세 시대까지 풍미했던 세 가지 중심 교육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교육이야말로 교육의 기본이 된다는 주장을 하면서 하브루타는 트리비움의 하위 요소로 여기고 있다. 트리비움을 한눈에 알아보려면 142쪽의 트리비움 독서법을 살펴보면 좋겠다. 문법에는 읽기, 듣기, 수용 등이 관련되고, 논리학에는 생각하기, 이해 등이 관련되고, 수사학에는 쓰기, 말하기, 표현 등이 관련된다. 컴퓨터로 말하면 입력, 처리, 출력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컴퓨터가 제 기능을 하려면 이 세 가지가 원활하게 돌아가야 하듯, 제대로 된 학습이 이루어지려면 이 세 가지가 모두 잘 되어야 한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이중 뭐 하나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없다. 그나마 하는 것이 입력이다. 교실에서는 대부분 듣고 만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독서도 없고, 듣기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입력도 제대로 해야겠지만 제대로 된 처리’, 즉 사고의 과정도 필요하다. 사고 없이 입력만 한들 제대로 머리에 남아 있을 리 만무다. 또한 출력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전형적인 특징이 쓰기를 싫어한다는 점이다. 학교에서도 쓰기를 강조해야 한다. 학교에서 할 수 없으면 집에서 과제로 해오게 해야 한다. 요즘은 숙제를 내주지 않는 분위기지만 잘 못된 방향이다. 정 어렵다면 수업 시간의 반은 쓰게 하고, 발표하는 시간으로 보내야 한다. 트리비움이라고 생소한 낱말을 쓰고 있지만 사실, 벌써 교육에서 강조하고 있는 사항이다. 이 책은 우리의 강조점에 기름을 붓고 있다. 문제 제기만 하지 말고 이번에 제대로 바꿔봐야 한다.

 

유대인의 대단함이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런 힘의 원천을 탐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유대인이 트리비움을 흡수하여 더욱 발전하였듯이 우리는 유대의 장점을 흡수하여 더욱 발전해야 한다. 우리가 유대인보다 못할 것이 무엇인가! 1장에 제시된 유대인이 일곱 가지 정신이 우리에게 없는 것이 아니다. 실패와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다브카 정신이 우리에게 없느냐하면 그렇지 않다. 우리도 불굴의 의지가 있는 민족이다. 세상을 좋은 곳으로 바꾼다는 티쿤 올람 정신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는 재세이화와 홍익인간의 정신이 있다. 우리도 우리만의 대표적인 정신을 뽑아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 저자가 이런 일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3장 각 절마다 실천 시트가 있다는 사실이다. 트리비움을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트인데, 아이뿐 아니라 어른이 적용해도 좋을 듯싶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트리비움이 중점이 되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가 비대하게 다뤄졌다는 점이다. 1, 2장에서 유대인 데 대해 그렇게까지 언급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유대인의 위대한 점이 트리비움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명확하지가 않다. 다브카 정신이나 후츠파 정신이 트리비움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매끄럽지가 않다. 대신에 트리비움안에 이런 정신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하위 요소로 설명되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차라리 트리비움의 세 가지가 1, 2, 3장으로 다루고 다양한 사례와 활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었다. 트리비움에 대해 많은 양으로 설명은 되어 있지만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어 142쪽에 언급된 십진분류 독서법, 박이정 독서법, 앵커 독서법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이에 대해 설명하지 않을 것이면 앞에서도 언급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 가뜩이나 유대어의 낯선 낱말들이 많아 정리가 되지 않는데, 문심혜두니 관주위보 등 낯선 낱말까지 등장하여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50쪽의 동양의 현자는 공자인 듯싶은데, 공자는 176장에서 제자인 자로에게 6가지 배움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여기서는 10가지인데, 공자의 말을 다른 현자가 추가하여 말한 건지 모르겠다. 동양 현자라고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찾아서 알려줬으면 좋았을 듯싶다.

 

-다브카 정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가 자선을 통해 의무와 책임을 다할 때 더 큰 부의 축복이 주어진다는 믿음도 있다. 68

-유대 사회는 자신을 재단하는 어떠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도 부정한다. 베스트 원이 아닌 온리 원을 꿈꾸기 때문이다. 85

-문화가 삶이고 삶이 문화다. 90

-보통의 유대 가정은 수입의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선으로 지출한다고 한다. 자선을 실행하고 남은 금액의 절반을 비로소 저축한다. 108

-돈은 버는 것이 아니라 굴리는 것 111

-책과 의복이 동시에 더러워지면 먼저 책부터 닦아라. 173

-책이 없는 집은 영혼이 없는 집과 같다. 173

-우리 자녀들이 어떤 과목을 배우고 있는지 보다 그 시간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그 생각은 그가 던진 질문의 결과이다. 238

-글쓰기는 과제가 아니라 기회다. 부담이 아니라 축복이다.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표현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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