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자의 소중한 친구 꿀벌 - 꿀벌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
이상열 지음, 박다솜 그림 / 너와나의농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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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글, 박다솜 그림, 너와나의농촌, 2018

 

이 책은 벌에 대한 백과사전이다. 그렇게까지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알아야 하고, 알 필요가 있는 선에서는 훌륭한 벌에 관한 책이다. 곤충에 관심이 있는 고학년이라면 무난히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어린이용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많기 때문에 포근한 느낌을 안겨다 준다. 이 정도의 공력이라면 어린이용으로 새롭게 출판한다면 더 많은 판매를 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에서 약탈자란 바로 인간을 의미한다. 꿀벌은 꿀은 물론이거니와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밀랍 등 너무 많은 것을 인간에게 주고 있다. 특히 꿀은 벌들의 식량으로 열심히 모아 놓은 것인데, 인간이 통째로 가져가니 약탈이라고 한 듯싶다. 벌의 입장에서는 그렇겠다. 하지만 저자가 밝혔듯 양봉하시는 분의 수고를 무시할 수는 없다. ‘말벌이나 개미 등의 위협으로부터 꿀벌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고, 꽃이 없는 추운 겨울에는 먹이를 공급하여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돌보아’(안표지) 주기 때문이다.

 

꿀벌이 우리에게 얼마나 이로운 존재인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심지어 노벨 문화상 수상자인 모리스 메테를링크는 자신의 저서에서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인류는 4년밖에 생존하지 못한다’(p14)고 말했다. 이는 벌이 대부분의 곡물의 수분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또 벌은 우리에게 꿀과 밀랍 등을 줄 뿐 아니라 예술적인 영감과 지혜를 주기도 한다. 이런 고마운 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 책은 벌에 대한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지식을 전해 주시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읽기를 권한다.

 

이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살인벌 이야기다. 인간에게 유용한 벌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교배를 하다가 실수로 새로운 교배종이 탈출을 하게 된다. 이 여왕벌은 엄청난 속도록 퍼지게 되고, 브라질에서 미국까지 피해를 입히게 되었다. 최악의 경우로는 무려 8000번 이상 쏘여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살인벌이란 명칭은 비록 공격성은 강했지만 꿀 채집 능력이 뛰어났던 벌들에게서 꿀을 좀 더 많이, 그리고 쉽게 얻으려고 했던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과 언제든지 원하는 대로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 오만이 교배된 잡종벌에게 씌워놓은 누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p57)

 

인간의 지나친 욕심으로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킨 일이라고 본다. 물론 적당함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의도 역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이 완벽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인간의 의지로만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인간은 살인벌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 장에 생활 속에서 우리가 꿀벌의 생존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5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1. 유기 농산물과 유기농 식품 구입하기

2. 유기농 텃밭 만들기, 밀원식물 심기

3. 양봉 농가로 꿀벌 여행 떠나기

4. 천연 꿀 고르고 선택하기

5. 환경단체 후원하기

 

개인적으로 4개는 그럭저럭 실천하고 있다. 단 하나 3번은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다. 사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양봉 농가를 찾아 체험학습을 할 예정이다. 이런 실천들이 꿀벌만 살리는 것은 아니리라. 자연과 환경을 살리는 일이며, 결국 우리 인간을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첨언

 

꿀벌에게 예술적 영감을 얻은 캐나다의 Aganetha dyck에 대해 본문에서는 Agenetha dyck이라 적어 놓았고, 그림에는 Agnetha dyck라고 그려 넣었다. 정확한 명칭을 조사하여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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