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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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의 말씀 중에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두 종류의 사람에 대해 나온다. 하나는 나쁜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니 세상이 어지럽게 된다. 또 하나의 사람은 바로 이 나쁜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배척하게 되게 싸움이 일어난다. 결국 나쁜 사람과 같이 세상을 어지럽히게 된다. 공자는 벌써 2500여 년 전에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계셨다.
이 책의 부제는 정의로운 사람인가? 위험한 사람인가?’이다. 어떻게 보면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란 뜻이다. 누가 봐도 부당하고, 억눌려있을 때 누군가 정의를 외치고, 나서준다면 그야말로 고마운 사람이다. 하지만 정의의 외침이 동조자 없이 외롭고 심지어 비난의 눈길이 있다면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왜 이렇게까지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이 많아졌는지 나름의 원인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이다. 온라인은 상대의 존재를 고려하기보다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게 된다.(p61)하지만 인터넷에서 함부로 자기 생각을 남겼다가는 잘 못하면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만나는 사람도 인격이 있는 인격체라는 것을 망각하면 안 될 것이다.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은 인지 복잡성이 낮단다. 다른 관점에서 이치를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은 절대라는 표현을 버릇처럼 쓴다.(p86)’사람의 일에 절대를 붙일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상대적이다. 세상은 다양한 가치관이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인지 복잡성이 낮은 사람은 상대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자신과 맞는 사람인지 맞지 않은 사람인지, 아군인지 적인지 이분법적으로 나누려는 버릇이 있다.(p110)’인지 복잡성이 높은 사람은 다양한 사람의 사고방식에 공감할 수 있지만 인지 복잡성이 낮으면 그러기 어렵다.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은 분노 이면에 어떤 갈등이나 불만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욕구불만이 있으면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욕구불만-공격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수행하던 행동이 저지되면 욕구불만이 생기고 그것을 해소하거나 줄이기 위해 공격적으로 행동한다.”(p116)다시 말해 주장하는 정의가 진정으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면적 자기 불만을 대리해서 표출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분노를 표출하게 되면 누군가는 그것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게 된다. 이른바 감정노동의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감정노동자는 또다시 자신의 쌓인 감정을 또 다른 곳에서 표출하게 되는 악순환도 일어나게 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p148)
이 책에서 의미 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우리 사회에 던지는 심각한 질문이기도 하다. 지금 사회 전체가 올바르게 하기보다 능숙하게 잘하기에 좀 더 가치를 두고 있다. 그래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을 좇기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p182)’현재의 대한민국도 그렇지 않은가!시대의 반역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그저 상황에 순응하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그 조직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정의를 비웃는 정치인정의를 무시하는 기업가가 존재한다.
5장은 정의를 밀어붙이는 위험한 사람의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10가지를 뽑아보았다.
자신의 가치 판단을 절대시한다.
타인의 입장과 기분은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만 일방통행으로 말한다.
자신만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친해지면 극단적으로 스스럼없이 대한다.
타인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려고 한다.
언제나 불만이 많다.
이치가 옳다 해도 감정적으로 대응한다.
타인에 대한 평가가 180도 바뀐다.
악인을 비난하는 일에 집념을 불태운다.
 
질문에 질문을 던져라!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물론 답을 먼저 해야겠지만, 속으로 그 질문에 대하 분석해보려 한다. 또 친절하게 그 의도를 물어보기도 한다. 부정적으로 말하면 삐딱하게 보기이지만 이런 일이 창의적인 생각을 만들어 낸다. 정의로운 주장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의로운 주장은 정말로 정의로운가? 그에 따른 근거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이 동의할까? 나에게 신념화되어 있으며 언제까지나 나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까? 만약 그런 것이 아니라면 일단 유보할 필요가 있다. 정의로운 사람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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