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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셀카에 빠진 아이, 왜 위험한가?
미셸 보바 지음, 안진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미셸 보바는 도덕지능이라는 개념을 우리에게 제시했다. 책 ‘도덕지능’이 출판된지도 십년도 더 되었다. 그 책은 7개의 덕목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 번째로 다루고 있는 것이 ‘공감력’이다. 공감력은 그 분의 오래된 관심주제이다. 그 분만 아니라 공감은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임에 틀림없다. 잘 알다시피 공감을 주제로 된 책도 계속 출간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이 쓴 역작 ‘공감의 시대’는 그 두툼함에 혀를 내두르게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다 읽지도 못했는데, 프란스 드 발이 같은 이름의 ‘공감의 시대’가 또 출판되었다.
공감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을 읽지 않고도 다 아는 이야기다. 공감력이 높을수록 다른 사람에 대한 포용력이 높고, 그 포용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 세상의 어렵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을 접할 때 마다 우리는 함께 그 감정을 공유하고 위로하고, 함께 해쳐나가려 한다. 누구에게나 공감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이 책이 제시한 ‘셀카에 빠진 아이’ 즉 나르시즘에 빠진 사람은 남의 고통을 함께 하지 못한다. 문제는 점점 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데 있다.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날까? 저자는 ‘부모들과 주위 사람들이 퍼붓는 과도한 칭찬(p64)’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요즘은 자식이래야 하나나 둘이 대부분이다. 이 귀한 자식에 올인하여 애지중지 키우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게 지나치면 자기만 귀한 사람으로 오인하게 된다. 반드시 남도 귀하다는 사실을 자식이 알게 해야 한다.
저자는 그 원인 중에 하나라 ‘셀카’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을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무서운 것은 인터넷이었다. 인터넷 이전에는 텔레비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모두가 알고 있듯 스마트폰은 전화, 텔레비전, 인터넷 등등 안 되는 것이 없는 만능 기계이다. 이런 요물을 누가 싫어할 수 있겠는가! 문제는 이 사랑스런 기계를 껴안고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데 있다. 이 기계가 어떤 해약을 끼치는지 다 밝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해약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경계해야할 ‘요물’임에 틀림없다. ‘통계에 따르면, 8~18세 사이의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약 7시간 38분 동안 디지털 미디어 기기에 접속한다.(p35)’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로 위험한 일이다. 이 통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어떤 이는 일주일에 세 시간만 미디어기기를 봐도 뇌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저자는 이 스마트폰(다른 문명의 기기를 포함하여)이 얼마나 공감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잃어버린 공감력과 잃어가고 있는 공감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스킬’들을 깨알같이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어 언제하나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 방법들은 연결되어 있어, 어떤 것을 하나 부여잡고 착실히 실천해 나간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강조하듯 ‘공감력은 학습될 수 있다. 공감력은 배우고, 연습하고, 익힐 수 있는 습관들로 이루어져 있다.(p11)’ 만약 학습될 수 없고 위험성만 제시하는 거라면 이 책은 소용이 없을 것이다.
공감력은 ‘건강, 부, 행복, 대인관계, 역경을 이겨내는 능력 등에 지대한 영향(p12)’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공감력은 성공의 동의어(p13)’이란다. 이 말이 지나친 비약일까? 이 책을 읽다보면 그 말의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 사실 그런 근거를 이 책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 주위에 인정받고, 칭송 받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공감력이 높은 사람이다. 반대로 지탄을 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만 아는 나르시즘에 걸린 공감력이라는 없는 사람들이다. 지탄을 받는 사람들을 성공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엄청나게 큰 부담을 준다. 정말 너무 많은 것을 신경쓰게 만든다. 다 자식 잘되게 하라는 말이지만, 쉽지 않는 일들이다. 그중에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이런 종류의 표현이다. ‘매일 자신에게 다음 질문을 던져라. “만약 내가 아이가 도덕적 정체성을 배우는 유일한 본보기라면, 아이는 오늘 나를 보고 무엇을 배웠을까?”(p82)’,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내 자기조절력에 아이는 몇 점을 줄까”(p157)’ 정말 부담되지 않는가! 부담의 결정판은 다음의 글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5년이 흘러 성인이 된 자녀들이 가족 모임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됐다고 상상해 보라. 그들은 당신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린 시절 당신이 말해 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으로 기억하고 있는가?(p192)
그럼에도 꼭 실천하고 싶은 몇 가지가 있다. 가훈을 만들고(p77), 아이 앞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p48), 가족 모두에게 생일편지(p83)를 쓰려고 한다. 또 조금이라도 명상(p164)을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