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살아라
로타 J. 자이베르트 외 지음, 유혜자 옮김 / 김영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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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선생님! 어제 제가 선생님 자리 청소 해 놓고 갔는데..."
평소에 말도 없던 기훈이가 내 옆으로 와서 이 말을 하고 '횡'하며 가 버렸다. 저 녀석이 왜 저러지? 사춘기인가? 바쁘다고 정신이 없는 나와 내 주변에 꿀을 발라놓은 것처럼 벌떼처럼 모여드는 아이들 때문에 내 자리는 항상 어질어져 있기 일쑤이다. 자신을 보아 달라는 연수물이 모여있을 뿐 아니라 수업시간에 한 학습지, 내어주어야 할 안내장 등 등.  그런 내 자리를 어제는 한 녀석이 학원 시간 가기 전이라며 청소를 해 준 것이다. 그 녀석이 청소를 해 준 것도 모르고 나는 다음날 그렇게 상쾌한 아침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내 물건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과 무슨 검사해 주어야 할 것이 그렇게 많은지 곧 더러워져 버렸다. 내 책상이 하루도 못돼 어수선해져 버리니 그 녀석 딴에는 서운했는가 보다.

그런 일이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한번 더 충격을 받았다. 「윗옷을 옷장에 걸어두는데는 20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방 하나를 청소하는 데는 4분이면 충분하고, 와이셔츠를 다리는 데는 3분이면 된다.」는 한 책의 내용 때문이었다. '단순하게 살아라'
어떻게 보면 시간도 얼마 걸리지도 않는 일을 나는 나 스스로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이야기처럼 할 때 조금 신경만 썼다면 내 삶은 더욱 단순해지지는 않을까?
옷을 갈아입을 때 바쁘다고 방바닥에 던져놓고 나오던 나오지 않고 옷걸이에 걸기만 했어도 나는 정장을 다려 입는 수고는 들었을 것이다.

한발 한발 단순한 삶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단순하게 산다'는 말을 하는 것은 이렇게 쉬운데...막상 지키려고 하면 너무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새로운 다짐을 한다. 깨끗하게 정리된 책상으로 우리 반 아이들을 만나 보아야지. 오늘은 다른 일을 제쳐놓고 조그만 시간을 내어 정리를 해 보는 거야. 정확하게 15분이란 시간을 정해놓고 말이야. 내일 우리 반 아이들 정말 많이 놀라겠지. 울 샘 머리에 폭탄 맞은 것 아냐 하며 의심의 눈빛을 띄우며 우리는 아마 무엇인가에 홀린 것처럼 해맑게 웃게 되겠지.


「삶의 최고의 순간은 수동적이거나 긴장을 푼 상태가 아니라, 육체와 정신이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을 때 다가온다. 행복은 당신의 마음 속에 호기심의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느끼고 그 불꽃에서 열정이 불타오를 때 느껴진다. 진정한 행복은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행보그이 순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의 단순하게 살아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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