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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ㅣ 홍신 엘리트 북스 64
에밀 졸라 지음 / 홍신문화사 / 1993년 11월
평점 :
절판
키가 큰 흰 옷을 입은 금발의 18세 소녀에게 모두가 반해 버렸다. 나나. 그녀의 출현에 파리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그리고 돈많은 남자들이 그녀의 주위에 몰렸다. 처음 은행가 스타이너는 로즈를 버리고 나나의 정부가 되었다. 영국의 황태자가 금발의 비너스를 보기 바리에케 극장으로 왔고 그에 따라 시종관인 뭐파 백작도 수행원으로 따라 왔다.
뮈파 백작은 부부의 접촉에 대해서조차 혐오감을 느낄 정도로 경건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그였다. 그러나 그는 나나를 알게 된 후 타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뮈파 백작뿐만 아니었다. 위공 부인의 아들인 조르슈와 핍립 또한 나나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나는 빚에 쪼들리게 된다. 나나는 조그만 5층 건물에서 퐁탕과 단둘이 동거하기로 하고 이사를 해 버렸다. 퐁탕과의 행복도 잠시 그는 나나를 때리기 시작하지만 그녀는 깊이 사랑했기에 참았다. 그리고 그를 기쁘게 하기 위해 모르는 남자에게 몸을 파는 일 쯤도 아무렇지 않게 했다. 하지만 퐁탕에게 배신을 당하고 그녀는 다시 이모를 바탕으로 화류계의 여왕이 된다. 또 남자들이 그녀에게 돌아왔다. 필립, 조르쥬, 뮈파 백작이. 한 창녀에 대한 뮈파의 헌신적인 애정은 궁전에도 애기가 들어가 시종의 지위가 흔들리고 그의 장인도 나나의 침대에 있었고 그의 부인 또한 상점의 한 젊은이와 사랑에 미쳐 도망가 버렸다. 군대의 경리과에서 일하던 필립 또한 공금을 횡포하여 나나에게 받치다 구속되었다. 조르슈는 나나의 가위로 찔러서 자살을 했다.
이제 나나의 마지막을 보도록 하자. 그녀의 값진 재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게 되었다. 파멸한 무수한 남자들을 딛고서 말이다. 그녀는 어쩜 복수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변두리의 오물에서 날아 오른 파리였다. 그리고 그 파리는 사회를 부패시키는 균을 옮겨서 사나이들을 중독시켜 버렸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거지요, 버림받은 사람들인 자기 동료를 위해서 복수한 것인지도...
이 책은 한 미모의 창녀와 그녀를 둘러싼 상류 사회의 남자들이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여기서 나나는 악덕과 파괴의 여자로 묘사되어 있지 않다. 그녀는 천성이 착한 여자이지만, 타고난 본능에 충실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자들을 파멸에 빠뜨리고 만 것이다. 나는 졸라의 이 소설에 놀랐다.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너무나 적나라게 파헤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소설이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 주었다고 본다. 자신의 인간 생활을 개선해 가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