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노래 - 실천문학의 시집 50
신경림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시인 신경림을 좋아한다. 내가 시를 읽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꼬집을 수 없다. 어쩜 이유가 없는지도 모른다. 그냥 좋으니깐 이 말이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중 내가 좋아하는 시인 중의 한 명이 신경림이다.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은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가난한 사랑 노래'였다. 책에는 6편의 시를 외우기 테스트를 했다. 그 중에서 신경림의 시인 가난한 사랑 노래가 가장 외우기 쉬웠다. 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가난하다고 왜 그리움을 모르겠는가에서 중학교 시절의 감성을 자극했다.

나는 신경림의 시와 함께 청년기를 보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번째 만난 시는 '갈대'였다. 처음에는 평이한 시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몇 번 다시 그 시를 접하게 되었을 때 이 시구가 가슴 깊이 다가왔다.'갈대는 속으로 울고 있었다'는 것이 다만 시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갈대는 와와 하나가 되어 있었다. 내 마음이 울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도 아니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그냥 시와 함께였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시가 나에게 그렇게 가까운 존재이고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이 말이다. 나는 자신있게 사람들에게 다른 시는 어떻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갈대'는 아무런 생각없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가슴으로 익어보라고 말이다. 세번째 접한 시는 '농무'이다.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요즘의 우리 농촌의 모습을 보년 이 시와 너무 맞는 것 같다. 가난과 굴욕으로 살아온 농민들의 삶은 오직 서러움과 아픔과 고뇌와 체념뿐이었다. 이러한 삶 속에서 그들은 어떤 계기로 술이라도 마시게 되고 징이나 꽹과리라도 치게 되면, 안으로만 쌓아 두었던 울분과 고뇌를 밖으로 드러내게 된다.

시인은 이 신에서 어디까지나 현대인다운 냉철할 눈으로 농촌 현실을 보며 억눌려 사는 그들의 고난과 분노와 맹세를 바로 자기 것으로 삼고 노래하고 있다.그의 시에는 한결같일 농촌의 모습이 깔려져 있따. 마치 외할머니의 정성담긴 된장찌개의 정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소박한 인정과 흙냄새가 묻어나오고 있었다. 우리의 고향은 옛모습을 잃고 획일적인 주택단지로 변해가고 있다. 이 시에는 잃어버리기 이전의 우리 고향이 있다. 나는 그의 시에서 잃어버린, 잃어가고 있는 고향이 보인다. 고향의 느낌을 느끼고 싶다면 신경림의 시에 빠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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