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이외수 지음 / 동문선 / 1998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황금비늘을 일고 이외수의 글에 반해 버렸다. 그는 언어의 마술사였다. 그가 빚어낸 맑고 투명한 이야기는 나의 마음에 '감동'이란 이름으로 다가왔다. 그 순간부터 이외수의 매니아가 되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의 글을 닥치는 대로 읽기로 다짐을 했으며 이외수의 글에 굶주린 사자처럼 그의 책을 찾아 다녔다.

그런다가 발견한 책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아버지의 제자가 아버지의 은혜를 잊지 못해서 전투기로 면학교 위를 세바퀴 돌며 지나간 이야기, 물을 숭배해서 목욕이나 세수를 하지 않는 종교를 믿지 않냐며 의심받은 이야기, 술을 친구로 삼았고 만약 술에게 적당한 이름이 없다면 악마라고 부르겠다고 말하는 세익스피어를 이해하는데 그리 많은 세월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그리고 술을 단계적으로 양을 줄이라는 의사의 조언에 그 날부터 술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던 사람, 한가로운 모습으로 잔디밭을 거닐며 라면 땅 봉지를 줍는 총장님, 그의 자식에게 진실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만물을 남보다 사랑하는 경쟁에서만 뒤떨어지지 않으면 되고 나머지 경쟁에서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지 말고 심판이 되라고 한 이외수 나름대로의 자식 교육법, 너무나 너무나 초라해진 그의 집에 그런 것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그의 아내를 위해 그녀가 가지고 싶은 아담한 집을 선물해 준 이야기, PVC파이프를 가지고 천체 망원경을 만들어서 보던 그 겨울.....

현대 장편소설의 아버지 세르반테스, 어려서부터 학교 공부에 아무런 흥미를 느낄 수 없었고 그랬기에 중도에 포기하였지만 예술을 꽃피우려는 의지를 버리지 않고 노력하여 세계를 감동시키는 대문호가 된 셰익스피어, 피부색이 희다고 마음까지 흰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마틴 루터킹의 이야기도 있었다. 나는 한 권의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한 권의 책이 아니었다. 나는 자주 머리로 쓴 작품과 만나게 된다. 그런 순간마다 나는 머리가 아픔을 느낀다. 하지만 참 오랜만에 이외수의 산문집을 통해서 가슴으로 이야기 하는 책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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