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 멀리서 통금 사이렌이 울려왔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저 통곡 소리.

    그녀와 변두리 여관에 도둑처럼 파묻혀서 허기진 개같이 서로의 몸을 핥다가,

                        나가야지 이젠 나가야지 하며 지쳐 누워 있을 때,

                        머리맡의 휴지와 쌓인 담배꽁초를 바라볼 때에 달려오곤 하던 저 소리.

                        기절하듯 사이렌 소리는 꺼졌다.

                        그것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내가 사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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