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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파링 파트너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6
박하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소년일 때도 안읽었던 청소년 문학을 읽었다. 순전히 호기심에서였다. 2020년의 청소년 문학은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까? 이미 여러 편의 청소년 문학을 써낸 박하령 작가의 소설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뭐, 청소년 문학이라고 청소년만 읽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나의 스파링 파트너>는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물론 청소년이다. 다른 여타 문학과 달랐던점은 청소년이 겪을 법한 상황이나 그들이 느낄 법한 감정이 도드라지게 드러난다는 것. 모든 소설적 구조가 철저히 화자인 청소년의 입장에 맞춰져 있다. 문장들은 조금 유치하게 느껴졌는데 보통 청소년 문학이 다 이런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여섯 편 모두 흥미롭게 읽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여름을 깨물다'다. 어느 여름날 풋풋한 사랑의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이다. 아니, 중반부까지는 정말 그렇다. 하지만 소설의 후반부에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놀라움을 안겨준다. 주인공은 잠시 친척 집에 내려와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아버지가 미투 운동에서 가해자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현 사회에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을 소설 속에 집어넣고, 기실 가해자의 가족들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피해자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흥미롭게 읽었다.
청소년이라고 청소년 문학만 읽고 어른이라고 청소년 문학을 읽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에 상관 업싱 읽고 싶은거 읽는거지 뭐. 결론적으로 <나의 스파링 파트너>를 읽으며 현 세대를 잘 반영하고 청소년의 시각을 담은 글들이라 읽는 내내 새로웠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