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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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주의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라고 말한다. 아니 제가 차별주의자라니요?



우리 모두는 특권을 가진 다수자가 되기도 하고 차별받는 소수자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나에게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너무나 쉽게 잊어버린다. 직접 소수자가 되어보지 않고서야 결코 인지하지 못하는 일상의 차별도 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왜 우리 모두가 차별주의자인지, 어떻게 차별을 차별로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지, 이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하는지 명료하게 이야기한다. 정말로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누구나 자신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성찰해야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듣고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이 책은 어떻게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하지만 자주 잊었던 것들을 새로이 생각하게 만든다. ‘내가 무슨 차별주의자야’라는 생각이 드는 이라면 무조건 억지로라도 손에 쥐여주고 싶은 책. 우리 모두는 차별주의자일 수밖에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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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고, 친애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1
백수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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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시리즈가 처음 출간될 때는 작은 판형과 분량에 비해 착한 가격은 아니어서 그다지 정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시인선을 하나 둘 사모으기 시작하면서 세트로 다 구비해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다행히 소설선은 눈에 들어오는 작품만 한 권씩 띄엄띄엄 읽고 있는 정도다. 오늘은 백수린 작가의 <친애하고, 친애하는>.



그동안 읽었던 백수린 작가의 작품을 생각해도, 출판사 책소개를 읽어봐도 밝은 작품이 아닐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읽기 전에 망설였다. 읽고 나서 내가 더 가라앉아지면 어쩌지? 나는 문학 속에서 현실이 아닌 환상을 찾는 것을 더 즐긴다. 특히 요즘처럼 감정적일 때는 더더욱. 어쨌든 읽고 말았고 내 예상과 달리 덤덤하다. 이는 작가의 고요하게 찰랑거리는 특유의 서술 방식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딸이 회고하는 엄마와 할머니의 이야기. 삼대에 걸쳐진 어떤 흐름. 잔잔하고 서정적이지만 군더더기없는 문장과 전개다. 읽는 내내 쓸쓸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이는 내가 나의 엄마와 할머니를 떠올렸을 때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이기도 하다. 쓸쓸함. 이렇기도 하고 저렇기도 한 그녀들을 향한 감정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엄마에게‘라는 네 글자를 떠올려보게 한다. (역자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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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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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페미니스트 연대기‘라는 홍보 문구를 보고 이 책을 읽지 않으려고 했었다. 남성 페미니스트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음을 바꾼 것은 ‘까도 읽고 까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저자가 지난 시간동안 삶에서 겪어내고 부딪히고 노력한 증거들을 읽고나니 깔래야 깔 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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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행동한다. 책 속에는 저자가 ‘남자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페미니즘을 만났을 때부터 눈이 불편한 애인과의 만남, 가정을 이루고 육아를 하기까지의 시간들이 그려져 있다. 아내와 아이, 자신을 모두 ‘집사람‘이라 부르며 생활 속 균형을 찾아가는 일화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삶은 일상을 잘 살아내는 것이 전부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믿는다. 이 책을 읽고 더 확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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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내면에 존재하는 여성성과, 수많은 타자들(LGBTQ, 장애인)과 함께 살 수 있게 도와준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말한다. 끊임없는 실패가 예상되더라도 ‘두 번째 페미니스트‘로서 구체적인 일상속에서 이를 드러내겠다고 다짐한다. 열렬한 환호를 보낸다. ‘두 번째 페미니스트‘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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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니까, 라는 말은 입에 올리지 않기로 한다. 남자답게, 라는 말은 지워버리기로 한다. 남자라 해야 하는 일과 여자라 해야 하는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해준다.(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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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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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사건들 - 현재의 소설 : 메모, 일기 그리고 사진
롤랑 바르트 지음, 임희근 옮김, 박상우 해설 / 포토넷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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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들. 순간을 포착해내는 것, 하면 사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니면 크로키? 그러나 글로도 충분히 순간을 포착해 낼 수 있다. 롤랑 바르트의 <소소한 사건들>에서 독자가 읽을 수 있는 것은 순간 그리고 그 순간을 바라보는 롤랑 바르트의 시선이다.



메모를 하는 습관이 있는 나는 때로 일상에서 지나치는 인상적인 이미지들을 메모장에 휘갈겨 기록해두곤 한다. 마치 꿈에서 깨자마자 허겁지겁 그 이미지를 기록하는 것처럼. 정확하지 못한 묘사와 당시의 배경이 제거된 상황 묘사는 나중에 다시 그 메모를 꺼내 읽을 때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를테면 ‘잠옷 차림으로 아파트 화단에서 손톱을 깎고 있는 노인‘ 같은 단편적인 메모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유추해보는 재미가 있다.



롤랑 바르트가 기록한 ‘지금 현재의 소설‘. 읽는 동안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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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되는 순간 - 메트로폴리탄 관장의 숨은 미술 기행
필립 드 몬테벨로.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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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미술과 전시를,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 <예술이 되는 순간>. 예술 비평가 마틴 게이퍼드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장 필립 드 몬테벨로가 세계의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예술에 대해 나눈 대화들이 실려있다.



전문적인 지식은 논외로 하더라도 두 인물이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느끼는 순수한 기쁨이 느껴져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두근거렸다. 특히 런던의 미술관들과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이 주된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월리스 컬렉션이 나올 때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으악. 너무 다시 가고 싶잖아.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여행 중에 미술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라면 이 책을 읽는 자체로 황홀할 것이다.



그런가하면 예술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 미술관 전시의 고질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큐레이션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도 들어가있어 인상깊었다. 예를 들면 인증샷을 남기는 곳으로 전락해버린 모나리자와 반고흐의 자화상이라던지.



무엇보다 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 책의 물성이다. 종이의 질감과 글자의 자간과 행간이 이토록 만족스러운 책은 오랜만인것같다. 다소 무게감이 있긴 하지만 도판을 보기 위함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마저 즐겁다. 뭐랄까. 종이책을 읽는 아날로그적인 기쁨을 선사해주는 책이랄까. 디자인하우스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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