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kitchen 2004-10-05
쌤.. "풀숲에 호박이 눌러앉아 살다 간 자리같이" 란 말이 참 푸근해요. 약간의 군내와 함께 저희 할머니의 커다란 엉덩이가 생각나요. 할머니가 앉았다 일어나신 풀숲 자리는 뜨뜻하고, 두 개의 크고 완만한 구덩이를 내며 풀이 죄 쓸려 있고, 또 싸한 풀냄새와 함께 너무 폭 익힌 곶감냄새 같은 군내가 나기도 했어요. 흠..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할머니가 앉았다 일어나신 풀숲 자리를 본 적이 없는 것 같기도 한데, 이 또렷한 기억은 뭐람..아마도, 할머니가 앉으셨던 방석, 소파, 이불 위..그런 것들에게서 연상되어진 이미지인가 봐요. 아무튼, 따뜻해요. ^^ 쌤, 새 카메라는 사셨어요? 제가 쓰는 쿨픽스는 사진은 잘 나오는데, 빳데리 수명이 너무 짧아서 별로예요. (아, 이거..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한 백수가 되어야 하는데...잠이 안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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