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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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그 방식의 차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사가 아닌 죽음들, 그것을 가장 가까이서 보는 이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살임에도 또 자살이 아닌 것만 같은 죽음도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죽음들이 그렇습니다. 분명 그들의 죽음의 "형식"은 자살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원했던 것이 "죽음"인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서인지 모를, 그런 이상한 케이스들인 것입니다.


네, 분명 자살입니다. 그런데 스스로를 자해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인간이기에 방어기제는 있어서 자신의 심장을 몇 번씩 찌르는 일들이 가능할까요?

- 가능하지 않다,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여기서부터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스피사들에겐요)



자살인 듯 혹은 자살이 아닌 듯 죽은 이들은 평범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바로 "범죄자"입니다. 그것도 그저 단순한 경범죄나 어쩌다의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그야말로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아도 마땅하다 생각되는 그런 엽기적인 일들을 벌인 사람입니다. 남들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고서 세상에서 태연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죽었습니다. 분명 사인은 "자살"임에도 석연찮은 점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죽을 사람이 아닌 것, 그리고 그의 죽음은 마치 그가 행한 사건을 차례로 자신에게 가하면서 죽은 사건 그리고 그걸 알려주는 동영상이 남겨져 있는 것입니다. 그런 혼란의 가운데 도도 히나코는 자신이 원했던 경찰임에도 조금씩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진짜 시체로 대면한 미야하라의 해부 사진을 보는 것이 두렵다. 사실은 그런 것에 익숙해져가는 자기 자신이 두려운 건지도 모른다. 본문 68p, 히나코


분명 익숙해져야 하는 어두움인데, 히나코는 인간성마저 상실할까 봐서 두려운 것입니다. 자신이 들고 다니는 그 고춧가루의 핏빛과 같은 사람들을 보는 일이 유쾌한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건은 미야 하라에서 머물지 않았습니다.



엽기적인 행각을 하고 태연히 살아가던 그들이 죽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저지른 사건과 같은 방식으로 그러면서도 남긴 동영상은 "타살"이 아님을 알리는 동시에 또한 "자살"도 아니란 것을 말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 "천벌"을 받은 것처럼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일까요? 그들의 공통점이 하나씩 발견되기 시작합니다. 아주 작은 단서지만 히나코는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만 사실, 그 단서들 사이사이에 있는 것들을 퍼즐처럼 끼워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히나코가 들고 다니는 고추가루가 조금만 있어도 재채기가 되는 것처럼 단서는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건 "의심"인 것입니다. 왜 이들은 이렇게 죽어야 했나? 가 아니라, 이들의 죽음의 공통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이 있었으니까요. 그 단서 하나도 조금 갸우뚱하던 히나코에게도 하나의 사건은 그녀가 꼭 밝혀야만 할 경찰로서의 스위치를 on시키고야 말았습니다.





이 책, <on>은

일본에서 이미 2014년도에 <on, 이상범죄수사관 도토 히나코>라는 제목으로 드라마화됐습니다. 드라마는 어땠는지 지 잘 모르겠지만, 책에서는 주인공인 히나코보다는 되려 사신 여사라든가 조연들이 되려 매력이 있었습니다. 암기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 정도, 고춧가루 즉, 재채기가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겠지만 책에서 그것이 잘 녹아내려지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귀여운 여주인공(?!)이 나온다고 해서, 잔혹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의외로 묘사는 잔혹합니다. 또한 옴니버스인가?라고 생각하고 읽다가, 이 사건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그 무엇이 조금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그 증명방식에 있어서도 그것이 오! 하는 것보단 읽어가면서 그렇지 않을까 .. 와 그렇다 해도 가능할 수가 없는데..?의 사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살인을 저지르는 자들은 때때로 웃으며 그런 짓을 저지른다. 제멋대로 천박하며 가치 없는 욕망을 위해 그런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피해자의 공포와 괴로움을, 피해자 유족의 슬픔과 괴로움을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그들은 영원히 누군가를 죽이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본문 164p

-무섭다고 할까요. 무서운 건, 제가 정말로 무서워하는 건, 절망해버리는 겁니다. 그곳에는 그저 어둠밖에 없고, 출구도 없거니와 희망도 없어요-
본문 242p

라는 메세지를 던져놓고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이 방법이 정말 아닌가요?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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