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ji 2004-02-18
인사 옛 노트에서 장석남
그 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는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가끔은 긴 문장보다 짧은 메모가, 가끔은 길고 진지한 영화보다 한 장의 그림이, 가끔은 심오하고 아름다운 소설보다도 시 구절 하나가 더 깊은 울림을 만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은 무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인사 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하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