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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과 호랑이 - 2004 볼로냐아동도서전 수상작 ㅣ 꼬불꼬불 옛이야기 1
서정오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아이들 책은 내용 뿐 아니라 그림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그림이 제대로 조화되지 않으면 아이의 가슴에 그 내용을 새기기가 힘들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건데, 전 이 책에 기꺼이 평점 별 5개를 주었습니다. 아이가 30개월 무렵이었을 거예요. 여러 책을 같이 주문했었는데, 많은 책 중에 이 책을 제일 먼저 꼽더군요. '엄마, 호랑이가 진짜 호랑이같다.'하면서요. 그런데 읽다보니 아이의 질문에 답해주느라 처음에는 끝까지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답니다. 아이가 맷돌이니 멍석이니 지게니 하는 것들을 다 알고 있을리가 만무했지요.그것도 도시 아이니 말이예요. 사실 처음 이 책을 택한것도 옛것들을 알려주고 싶어서였거든요. 그래도 설명을 해주면 그림을 보면서 끄덕끄덕 하더군요. 정말 아는지 싶더라구요.
그런데, 외할머니가 오셨을 때 책 이야기를 신나게 해드리는 거예요. 정말 재밌지않냐면서. 그 후 대여섯달 뒤에 애 아빠와 민속촌에 가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그림으로만 본 것들을 아이가 다 알아보는거예요. 사실 저는 눈여겨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쳤거든요. 그도 그럴것이 지게나 멍석 같은 것들은 마당 한켠에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놓여있고 멧돌 또한 그러하지 않겠어요? 박물관이 아닌 민속촌이니까요. 그런데도 아이는 그것들을 놓치지않고 모두 보더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책 내용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얘기해주더군요. 엄마, 저게 호랑이를 갖다 버린 지게고, 저건 호랑이를 말아버린 멍석이고, 등등... 아궁이도 알아보고.. 그때 밀려드는 그 뿌듯함이란. 책을 몇백권이라도 읽어주어도 지치지 않을것 같더라니까요. 책의 내용도 재미있는데다가 책의 그림이 옛정서와 완벽하다싶게 조화를 이루기에 아이가 옛물건들을 확실히 자기것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치 늘 대하는 현대물건들처럼 말이죠. 그림의 터치도 정말 생생합니다. '진짜 호랑이'를 보는 것처럼요. 45개월이 된 지금도 이 책이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책 목록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팥죽할멈과 호랑이'는 우리아이의 가슴속에 확실히 자리매김한 책인것 같죠? 아마도 많은 아이들이 이러하리라 생각합니다. 참, 한가지 더, 책을 사면 한동안은 팥죽도 자주 쑤어먹게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