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나라 - 성폭력 생존자와 가해자가 함께 써내려간 기적의 대화
토르디스 엘바.톰 스트레인저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진주문고 #책방지기가읽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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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나라>, 책세상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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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의 생존자와 가해자였던 십 대의 남녀가 16년 후 재회하여 용서를 통한 치유의 시간을 보낸 과정을 그린 논픽션입니다. 미투 운동이 거센 지금 읽어야 할 책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골라든 책이에요.

무엇보다 깊이 와 닿았던 건 시간을 담고 있는 이야기라는 점 입니다. 성폭행 사건 이후 18년의 시간, 8년 간의 메일 교환, 9일 간의 만남을 통해 두 저자가 보낸 긴 시간을 함께 떠올릴 수 있었거든요.

사건이 이야기될 때,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 더 잘 이야기하고, 더 잘 듣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그 노력이 허사로 그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서로를, 스스로를, 가족과 친구의 이해를 이끌어 내고 용서의 의미와 진정한 가치를 생각하게 만들어요.

책 속에서 두 사람이 해후하게 되는 남아공의 케이프 타운이라는 도시와 그 속에서 마주치는 계시의 순간, 극적인 상징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용서하고 이해하기 위해 충분히 귀 기울이고 의미를 찾는 사람이 마주하는 순간들이 숭고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지점도 인상깊었습니다.

18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사건의 실상을 정직하게 고백하고 마주하는 일이 두 사람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함께 읽어가는 일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과제—페미니즘을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더 잘 이야기하고, 더 잘 귀 기울이기위해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읽고 싶은 책들을 골라 매대를 구성했어요.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동안 달라지는 것들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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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
—하나의 돌
차가운 강물 속
또다른 돌 하나
이곳을 건너려면
더 많은 돌이 필요하다.

올라브 하우게,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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