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
조지 오웰 지음, 김기혁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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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목적은 권력, 언어의 규제, 이중사고, 텔레스크린...


읽어보지도 않고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책들이 있다.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의 모습을 그린 [1984]가 내겐 그랬다. 다른 많은 책에서 다루고 있기도 하고 이미지들이 많이 인용되어 쓰이기도 하고. '판옵티콘'의 예로 '텔레스크린'을 들어가며 진행했던 수업도 들었다. 스토리는 다 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훨씬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해주고 있어서 한 방 먹은 기분이 들었다.


권력, 계급, 전쟁, 역사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을 거듭하며 읽었는데 더 놀라운 건 이 소설이 1949년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이다. 1949년에 한국에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떠올라서다. 실제로 읽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과두정치적 집단주의의 이론과 실제>라는 가상의 책의 내용은 내가 지금껏 읽어본 어떤 정치 사상 이론서보다도 적나라하게 인간 사회의 권력 구조를 드러내고 있는데 그게 또 놀라웠다. 인간의 내면과 기억, 역사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사유의 측면이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높은 성취를 보여주는데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읽는 내가 '윈스턴'의 입장이 되어 몰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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