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춘문예 당선소설집
전영일 외 지음 / 한국소설가협회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문연자 소설 강독회

 

 

일시 : 2010324() 늦은 일곱 시

장소 : 진군방

인원 : 10‘류현주, 10’장원, 08‘류기성, 08’전보교, 05‘송승관, 03’이병진

 

강독작품

 

이유, 낯선 아내, 2010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이지원, 얼음의 요정, 201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박지영, 청소기로 지구를 구하는 법,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강독회 소개

 

 

강독회는 해당 기간 동안 읽었던 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참여자들이 추천하고 선정한 작품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함으로써 각 작품의 주제와 그 형상화 방법 등을 평가해보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설을 읽는 안목을 기르고 이와 더불어 당대의 문학작품들이 어떤 현실을 담고 있는지, 참여자 각자 작품의 주제나 구성에서 어떤 점들이 필요한지 고민해보고 이를 실제 창작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1회 강독회는 올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원래 지난 주말 공지되었던 것이 연기되어 오늘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급작스럽지만 읽으면서 느낀 감상과 창작에 대한 생각들을 편하게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강독회 선정작의 경우 신춘문예 당선작이라는 점 때문인지 안정적인 구성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면서도 각 작품이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게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사전략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으면 합니다.

 

 

강독회 대상작 선정의 변

 

병진 : [낯선 아내]의 경우 추리적 긴장감이 유효. 안면인식장애라는 소재의 특이성 주목. 동시에 소재주의의 위험도 감지.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

 

[청소기로 세상을 구하는 법]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사유가 돋보임. 하지만 포스트 박민규 소설이라는 혐의가 있다고 생각.

 

[얼음의 요정]의 경우 유효한 생략이 돋보임. 디테일하고 섬세한 묘사. 그러나 작가가 화자를 통해 작의를 과잉노출 하고 있다는 인상. 어디까지 유효한 걸까 고민.

박지영, 청소기로 지구를 구하는 법,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기성 : 자주 가는 문학 관련 인터넷 까페에서 올해 신춘문예를 이야기 한 적이 있었는데 언급된 작품이 [청소기로 세상을 구하는 법]밖에 없었어요. 주변 반응 대다수가 이런 박민규의 아류를 읽느니 그 시간에 술이나 먹겠다,라는 거였거든요. 아류인 것 같으나 이 소설이 아류라고 해서 꼭 나쁜 것인가? 물어보고 싶어요.

 

병진 : 박민규 소설 이후에 소설 작법의 지평이 열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해진 소설 작법이 있잖아요. 배경이 있고 인물이 있고 사건이 있고. 박민규 이후 요즘 소설은 에세이화() 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요. 사유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이야기들이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거죠.

 

이 작품의 주요 서사는 청소기를 수리하는 남자가 있고-망상이 있는 친구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 남자는 몽골에 있는 소녀를 후원하고 있어요. 삶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으나, 삶은 다시 살 만한 것이란 걸 알게 된다는 내용인데, 상상과 자기 눈에 포착된 사건들로 자유분방하게 소설의 구심점(주제)을 향해 나아가고 있잖아요.

 

승관 : 지금의 모든 문학이 에세이화() 되고 있는 것은 피할 수는 없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이 작품의 에세이화를 보여주는 것은 지극히 문체적인 부분에 국한되어 있어요. 그래서 아류들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숨표의 간격이 지극히 박민규적()이죠. 이런 호흡은 생각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 같다가도 오히려 피곤해지는 면이 있어요. 아류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작품이 후세에 남을까, 남지 않을까 그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이 남을 수 있을까요?

 

기성 : 이 작품은 박민규 소설이랑 다르죠. 박민규 소설의 경우 문장을 통해 자기고백을 할 때-에세이적()으로, 아무 의미 없이 말하는 것 같지만 우리를 찌르는 순간이 있죠.

 

승관 : 반면에 이 소설은 왜 자기 일기를 말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핵심을 건드려 주는 게 아니라.

 

병진 : 형식이나 문체에서 드러나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방식이 박민규 소설 같다고 생각했어요. 의미를 포착해내는 방법이 비슷하거든요. 어히야 어기여차 여차저차 그래도 세상은 따뜻하고, 그런 거.

 

또한 줄바꾸기, 문장의 호흡 같은 것들이 독자에게 주제를 강요한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버스 타는 장면과 욕쟁이 할머니가 해주는 국밥 먹는 장면이 상황으로써 이야기하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외의 부분에서는 너무 말을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직접적이라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만들어내는 세계도 역시 박민규 소설과 비슷하죠. [삼미슈퍼스타즈...]에서 나온 세계와 맥락과 비슷하거든요.

 

승관 : 주인공 인물 구상 방식이 박민규 소설과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 작가의 문제의식이나 자기세계가 확고하다는 것은 알겠어요. 그런데 그것으로부터 도출된 결론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되거든요. 박민규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소시민에 대한 긍정, 그런 것이 있긴 한데, 뉘앙스가 상당히 달라요. 이를 테면 박민규 초기작인 [삼미 슈퍼스타즈...]로 대표되는,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그런 것들이 있긴 한데. [핑퐁]의 경우 너무 멀리 가긴 했지만. (병진 ; 너무 멀리 갔죠. 동감.)

 

이 작품을 읽으면서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는데요. 이 작품의 주인공은 스스로 엄청 착하다고 생각해요. 박민규는 자조를 통해 비루하고 별 것 아닌 삶에 대해서, 인물들이 삶에 대한 자조적 인식을 가지게 만드는 사회 모습으로부터의 문제를 짚고 있어요. 이 소설 경우, 주인공은 사고체계가 비약된 사람인데, 비약되고 과장된 선악개념을-자신은 정당한데 세상은 쓰레기다,라는 식의 (기성 : 그러니까 일종의 우위개념으로 받아들인다는 거죠) 자신의 기준으로만 나누고 있잖아요. 그리고 그 사람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나 지금 현재의 상황도 상당히 고착되어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결국은 상황을 긍정하게 되고, 소시민이라는 매커니즘이 드러나긴 하는데, 다 같이 열심히, 좋은 세상 만들자, 라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볼 때 느껴지는 위화감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병진 : 상황, 사건이 주가 되는 게 아니라 착한화자의 의식이 주가 되고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박민규 소설의 경우 상황이 나타나 있어요. 공간을 만들고 사건을 만들고 거기서 우리가 느낄 수 있게 해주거든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상황이 배제되어 있고 화자가 하고 싶은 말(작가의 말), ‘만 있다고 느껴져요. 그 부분이 위험하다는 말인 것 아닌가요?

 

장원 : 문제 상황만 던져져 있고, 해결 의지도 있긴 해요. 하지만 좋은 것만 보자고 고개를 돌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만족해버리면 문제가 있죠. 결말도 동화처럼 끝나잖아요. 답이 없어요. 도망친다는 느낌이 들어요.

 

병진 : 그렇다면 -저는 강독회가 이런 식이었으면 좋겠는데, 이 작품이 나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몽골소녀(앨리스)’ 이야기를 꺼냄으로써 이야기가 깊어지거나 넓어지거나 확장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작품에서는 몽골소녀가 화자가 받는 메일의 인상으로만 나타나는데서 그치잖아요. 그 에피소드가 확장된다면 소설 안에서의 공간이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요? (현주 : ‘몽골소녀가 어떻게 공간을 확장시킨다는 거죠?) 그러니까 제 말은요. 예를 들어 볼께요 - ‘몽골소녀가 이 남자를 어떻게 그리는지 드러낼 수 있죠. 그리고 그로 인해 소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줄 수도 있죠. 그러면서 소설의 공간이 생겨나는 거구요. 여기서는 화자가 너는 공주로 태어났고, 공주처럼 생각하고 공주처럼 살아라고 말하는 것으로 그치지만 정말 몽골소녀가 어떤 안 좋은 상황에 있다가 그런 말 때문에 변하는 식의 이야기가 디테일하게 들어간다면 변화하고 살아있는 인물이 하나 더 생기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런 공간 속에서 주인공도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소설에서 주제를 전달하는 방법은 미루어 짐작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화자만 존재하고 타인들은 전부 화자의 말을 하기 위해 끌어온 스케치일 뿐이고. 이런 인상 때문에 살아있는 인물이 하나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제가 하는 고민이기도 하구요.

 

승관 : 저도 비슷한 걸 느꼈는데요. 일단은 이 사람은 변태이기도 하지만 착한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이 악으로 규정지은 사람들이 정말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존재들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시작부터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누고 있잖아요. ‘청소기를 사용해도 좋은 사람청소기로 쓸어버려야 하는 사람’. 그런데 등장인물 대부분 다 평범한 사람들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면에서 너무 지나치게, 비약적으로, 사람들을 악으로 규정짓는 인식이 온당한가? 하는 생각이 들고,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세상에 대한 환멸을 엎고 다시 인생은 살아갈 만한 것이라고 돌아서는, 이런 진행의 비약이 너무 임팩트가 없어요. 남자는 하나의 점이 될 정도였는데 버스에서의 에피소드를 겪은 후 세상은 살만한 것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장원 : 공익 광고 같아요.)

 

조선일보에 실려서가 아니라 소설이 정말 공익광고 같다니까. 버스타고 나니까 어머니가 국밥 한 그릇 내주시고, 그 다음엔 몽골소녀가 아저씨는 나의 영웅이라고 편지 보내주고, 이게 뭐야 이게. 아까말대로 이 소설 안에서 몽골소녀라는 것이 수사 이상의 역할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바웃슈미트]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인 비루한 아저씨가 후원 하는 아프리카 꼬마가 있어요. 사실 꼬마는 그 아저씨의 삶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고 있는데 마지막 장면에선 험난한 여정에서 돌아온 아저씨가 소년이 보내온 편지 속의 그림을 보고-글씨를 쓸 수 없으니까-엉엉 우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한 번도 울지 않았던 사람인데, 최악의 상황에서도 꾹꾹 참고 웃던 사람인데, 엉엉 울어. . 이것은 꼬마가 아저씨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건넨 거고 그래서 둘 사이에 교통이 이루어졌다고 규정지을 수 있는데, 이 소설에서 몽골소녀는 충분한 역할을 해주지 못한 거죠. 소통이라기보다는, ‘아저씨는 나의 영웅이라고 말을 해도 그건 이미 그전에 (병진 : 자화자찬이지.) 남자의 인식이 다 완료된 상태에서 본 거지. 이 말로 인해 주인공이 변화하거나 충격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교감과 소통이 이뤄진 게 아니라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

 

병진 : 소설에서 보여주기가 우리가 말하는 ‘Showing', 그러니까 서술과 대비되는 묘사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데, 승관이가 좀 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보여줘야 하는 것 같아요. 방을 묘사하는 것처럼 -여기에 뭐가 있고 저기에 뭐가 보이고, 가 아니라, ’보여주는 것!‘, ’보여주는 것!‘. 보여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네요.

 

그리고 이 작품이 좋았던 점도 분명히 있었거든요. 작품에서 좋았던 점은 디테일이요. 청소기 수리공이 나오잖아요. 수리하는 장면의 그 디테일들이 충분히 재미를 줘요. 소설에서의 디테일의 역할.

 

식당에서 떠드는 꼬마가 나오잖아요, ‘악당은 바로 너란다. 그리고 너를 방관하는 너희 부모같은 사람들처럼, 구어체로 말하는 부분들이 적절하게 쓰였어요. 글 전체와 잘 버무려져서 읽는 맛이 나요. 이 작품은 한 번 읽으면 따뜻해지는 느낌도 나고-그렇게 노골적으로 쓴 거니까, 두 번째 읽으면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현주 : 별로 안 따뜻해지던데.)

 

승관 : 오늘 강독회하는 세 편의 작품이 각자 요즘 소설의 경향들을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청소기]는 재밌게 읽히는 그런, 구어체의 소설. [얼음의 요정]은 자기내면과 사유 그것들을 이미지화 시키는 것. [낯선 아내]는 특별한 소재를 끌고 와서 이야기 차원에 충실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 이런 것들이 요즘 소설의 경향들인 것 같아요.

 

병진 : 청소기 이야기는 쭉 나왔는데, 더 나올 이야기가 있을까요?

 

승관 : 성적판타지에 대한 것도 잠깐 짚고 넘어가요. 이 화자가 자신을 여왕이라고 하잖아요. 성적 판타지? 혹은 변태?

 

병진 : 저 같은 경우는 무리 없게 읽었는데, 더 생각나는 분이 이야길 해주세요.

 

현주 : 이 화자는 처음엔 세상이 참 더럽다고 생각을 하다가 자기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을 강박적으로 잊어버리려고 하는 기분, 그러곤 혼자서 세상은 참 따뜻해 라고. 너무 개인적으로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일기 같다고 생각 했어요.

 

병진 : 그래도 그 부분에서는 보여주고 있지 않아요? 청소기 A/S를 하면서 피해를 입힌 고객들에게 사연을 설명하고 후원계좌를 만들어서 제안하는 부분. 그리고 이십여 고객이 후원을 지속한다는 서술. 고 정도에서 딱! 그쳤으면은. 참 좋았을 것 같다. (현주 : 저는 그 부분도 별로) 노출되는 건 그 정도가 좋지 않을까?

 

말고 성적 판타지 있잖아. 승관이 너부터 한 번 이야기 해봐.

 

승관 : 글쎄 일단 전, 왜 하필 여왕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상상력에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맥락은 있어야 되거든요. 자신을 별나라의 여왕으로 인식하잖아요. 왜 하필 여왕? 단순한 변태인건지.

 

(병진 : 그 중간에 화자가 마스터베이션 하려고 발기하는 부분 있잖아요. 거기서도 스타킹이 등장하죠. / 기성 : 참 근데 여담인데,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위를 마스터베이션이라고 하죠? / 병진 : 그렇지. 게다가 꼭 페니스라고 부른다고. )

 

병진 : 근데 이 작품에선 성적 환타지라기보다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이야기가 있잖아. 그냥 쓰인 게 아닐까 싶어. 드러난 장치 같은 것도 없잖아. (승관 : 자동기술법인가 )

여담이지만 이 작품 심사평에도 이 작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논쟁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승관 : 사실 좀 여왕이라는 부분은 뜨악하긴 한데 뜬금없어요. 남자가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는 이런 변태적인 인식은 쉽게 생기는 게 아니거든요.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별개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건데. 처음에 이 세상은 변태들로 이루어진 세상이라고, 이런저런 페티즘과 수집광의 세상이다, 이렇게 하나 던지려고 여왕 이미지까지 끌어와야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병진 : 오히려 이 여왕이라는 소재가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겠다는, 그런 말이지?) 이런 페티쉬를 가지게 된 이유가 적혀있는 것도 아니고 그게 들어있다고 해도 그렇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거고. 왜 하필 여왕일까? 남자가 여왕까지 되어야 하나? 그런 생각. (장원 : 남자가 쓴 거예요? / 병진 : 여자가 쓴 거야.) 주인공이 남자니까. 오히려 여자가 써서 남자에 대한 이상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건가?

 

(병진 : , 그리고 난 여성 화자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거든. 너 혹시 남자 화자 써본 적 있니? / 현주 : 전 거의 남성 화자. / 기성 : 선배님은 중성? / 병진 : 아냐, 나 소설만 쓰면 마초라.)

 

병진 : 말고 더 있을까? 그리고 이거 체크해보죠. 클린맨이라는 설정에 사유가 들어간 거랑 중간중간에 지식인이 들어가잖아요. 그리고 그 안에서 답글 다는 사람들. 이런 것도 요즘 창작환경을 반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지식인을 이용한 장치도 좋았어요. 소설 마지막에 답글 달아주는 것도.

 

승관 :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흡수하고 바로바로 반응하는 세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사소한 부분에서 공감을 줘요- 그러니까 소설 중간에서 깨어나세요. 용사여.’ 하는 부분이나, 마지막에 히치하이킹 패러디하는 부분에서. (병진 : 왜 그것도 있잖아. 잭필드 신사바지 삼만 구천팔백 원.) 그런 것들이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가감 없이 반영하고 있잖아요. (병진 : 그런 게 편하고, 공감을 얻게 하죠. 분명히)

 

기성 : ‘잭필드 삼만 구천팔백 원이 나온다구요? 그거 완전히 박민규 따라한거네? 박민규 소설에 그 부분 나오잖아요.



현주 : 저는 첫 부분에 A/S 기사 나오는 부분 보고 김영하 생각났어요. (병진 : 그래, 김영하 디테일하게 쓰지.) 김영하 소설에 그런 게 있어요. 텔레비전 A/S 기사가 화자가 A/S를 갔는데 그 집 여자가 물걸레로 텔레비전을 닦는 장면을 보고 놀라는 장면.

 

병진 :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다음 작품으로 넘어 갈까요? 기성아, 왜 엄마가 집에 일찍 들어오래?

 

기성 : 아니요. 8시에 재밌는 거 봐야 된단 말이에요. (승관 : 뭐 하는데?) MBC 온 게임넷이요. (승관 : . 대박.)

 

병진 : 그럼 서둘러서 다음 작품 얼음의 요정시작하죠.

 

이지원, 얼음의 요정, 201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기성 : 이 작품 재밌었어요? (승관 : , 나는 재밌었는데.) 전 이 작품 보다가 강독회 나가지 말까하고 생각했어요.(장원 : 저 이 작품 싫어요 / 현주 : 저 이 작품 세 번이나 읽었는데도 / 승관 : 나만 재밌게 봤나? / 병진 : 나도 재밌게 봤어. 현주야, 이 작품 재미없었니? 장원이는?)

현주 : 별로였어요?

 

장원 : 이런 것 진짜 싫어요.

 

병진 : 그럼 승관이부터 이 작품이 어떻게 재밌었는지 이야기 해볼까?

 

승관 : 읽기 녹록치는 않은 게 사실이죠. 문체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소설에서 이런 걸 못 견디는 것 같아. 소설이긴 한데 시적인 이미지들이 많아요. 문단하나하나들이 이미지가 돼서 물고 늘어지면서,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어요. 감각적인 묘사를 통해서. 이런 것들이 집요해지면 읽기가 힘들긴 하지.

 

병진 : 저 같은 경우는 그것도 재미있었지만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재미있었어요. 여기서 삼촌이란 인물이 정말 매력적이잖아요. 아버지의 담당의였는데,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고, 지금은 알코올릭인데, 화자랑 오래 만났던 것 같기도 하고, 결혼해서 딸도 있는 상황인데, 지금은, 그 남자 설정이 재밌었고 엄마도 재밌었어요. 아버지가 죽자마자 재혼해서는 멀리 떠나는데 딸에게는 같이 갈래? 묻기만 하고는 훌쩍. 그렇게 떠날 수 있는 엄마의 캐릭터 재미있죠. 그런 인물이 있었기 때문에 소설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이 매력적인 인물들이 빚어내는 간격 속에서의 긴장. 그런 것들이 느껴져서 저는 이 작품이 좋았거든요. 애들이 읽기 힘들었다고 부분이 그 부분인 것 같아요. 이 남자는 이 여자와 어떤 관계일까? 이 여자는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 걸까? 설명하지 않잖아요. 모두 보여주고 있거든요. . . . . 던져 놓지 설명하진 않아요. 아버지가 왜 죽었는지. 우리 집이 어떻게 가난했는지. 이 남자와 이 여자는 어떤 관계인지. 그걸 상상하면서 읽는 맛이 있어요.

 

기성 : 보여주기가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이루어 졌을 수도 있지만, 너무 자기 서술적으로 이루어져서 그렇게 된 것 아닌가 생각돼요. (병진 : 그렇다고 보기엔 너무 절제되어 있죠. 노출되는 거랑 노출되지 않는 거랑) 작년 신춘문예 당선작 여우의 빛이라는 작품을 읽으면 굉장히 감각적이고 집요하게 파고드는데도 불구하고 잘 읽혔거든요. 이 소설은 잘 안 읽혀요.

 

승관 : 이 소설이 안 읽히는 이유가 감각적인 그런 것도 있지만, 구체적인 하나의 서사가 희미해서 그렇지 않나 싶어요. 도입부도 힘들게 만들고 있는데요. 평소에 꾸는 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 문단에서 차갑다. 숨이 가쁘다는 이 소설의 이미지 전부를 담아내고 있잖아요. 앞으로 나올 이미지들을 함축, 축약해서 말하고 있단 말이에요. 이런 것들이 힘들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 읽고 나서 다시 앞 문장으로 돌아가서 읽게 됐어요. 이러한 스타일은 유효한 동시에 힘들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읽으면서 쉽게 읽지는 않았어요.

 

병진 : 명확히 드러나기 보다는 슬쩍 슬쩍 이야기가 드러나는 부분이 재밌지 않았어요? 처음에 당연히 D가 화자의 연인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D는 삼촌이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삼촌이 아니라 아버지 담당의였고. 나랑은 이후에 꽤 오래 만난 남자이기도 하고. 그 다음에 드러나는 정보는 지금 남자는 병원장 딸과 결혼했는데, 예쁜 딸도 있고 말야. 집을 나와서 술을 마시고 있다. 차츰 차츰 정보가 드러나면서 주는 재미를 느꼈어요.

 

이 작품이 힘든 이유 중 하나가 중심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거죠. 중심이 있다면 혼란스런 이미지 그 자체가 될 것 같아요. D의 술에 취한 모습과 엄마가 있는 곳으로 출국하려는 화자의 모습도 그런 이미지고.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이야기로 파악하려고 하면 파악이 안 되잖아요.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나서도 우리는 이 여자, 남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하지만 이렇게 이미지가 중심인 게 매력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설정은 어땠나요? ‘밤의 여행’, ‘얼음 요정이라는 소재를 끌어 와서 쓰고 있는데-우리도 이런 식으로 소재를 끌어와서 쓰잖아요? -이런 것들이 잘 된 것 같나요?

기성 : 이국을 소재로 소설을 쓴 것을 보면 늘 하던 느낌이라는 인상을 받아요.

 

병진 : 그런 거 말고 메타포적()으로. 상징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거잖아요. 그런 느낌. (기성 : 갖다 쓴다구요? 밤의 여행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하는 거예요? / 승관 : 존재하지 않죠.)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런 이미지를 차용한 거잖아.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지? 작품 속에서 감정선이나 장치들을 하나하나 묘사,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을 갖다 쓰면, 편하잖아. (승관 : 이 이미지 하나 자체가 거대한 메타포로 작용한다는 건가요?) 그렇지. 그거 무지 편하잖아. 소설 쓸 때.

 

기성 : 앞에서의 꿈 이야기가 유효한 코드라고 한다면 밤의 여행이라는 소재가 잘 버무려 졌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나는 사실 잘 모르겠던데.

 

병진 : 우리가 힘들게 이야기를 만들지 않고 그런 걸 하나 가지고 오면 쓸 때 엄청 편하다고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

 

승관 : 여기서 밤의 여행이라는 것은 소설 전체의 메타포라기보다는 화자가 궁극적으로, 자기치유나 자기 목표를 위해서 가야하는 궁극적인 목표 같은 것을 그리고 있는 거죠. 티켓을 가지고 가려는 곳. 사실 어머니를 보러가는 게 아니라 그걸 보러간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그게 결국은 좌절되고 있지만요. 이상향으로서의 메타포를 말하는 것 같아요 .

 

병진 : 내가 볼 때는(경험으로는) 쓸 때 그런 게 장치로 있으면 편한 것 같아(쓰는 입장에서).

 

승관 : 편하기보다는 이런 부분마저 없다면 이런 소설 읽기도 힘들고 완성돼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갈 방향이 없으면 결국 독자가 끝까지 읽을 필요도 없고, 그런 면에서 나침반 같은 이미지인 것 같다.

 

병진 : 소설은, 특히 단편소설에서는 이런 알레고리가 있어야 좋은 것 같아. (승관 : 이 소설의 경우, 세 편의 소설 중에서 가장 고전적인 것 같아요. 예전 신춘문예 스타일.)

 

중간에 묘사가 걸리는 부분이 없었니? 아버지가 추락하는 장면. 묘사가 너무 힘들게 되어있더라. 난 이해를 못했어. 자신이 떨어지는 장면을 정황으로밖에 이해할 수밖에 없었어.

 

승관 : 아버지가 삭제되는 부분이요. 소설이기 때문에 감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지만 영화라면 유치했겠죠.

 

병진 : 감각인데 결국 말-언어로 표현해야 하잖아. 박민규의 카스테라를 보면 세계를 냉장고에 넣는 장면을 언어적으로는 다 이해할 수 있잖아. 개념적으로는 받아들이기 나름이지만. 여기선 말 자체가 이해가 안 됐어.

 

단편소설은 꽉 짜임이 짜여 있잖아. 장편이랑 다르게. 이 작품은 그런 그림을 잘 그려냈어. 마지막에 공항에서 허둥대는 부분도 좋았어.

 

승관 : 개인적으로 소설의 본령은 장편이라고 생각하고 단편은 약간 시와 같은 쪽으로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소설적인 서사나 그런 것들로 이루어질 수 있는 진짜 소설의 매력은 장편이고 단편은 시와 비슷한 쪽으로…….

 

병진 : 단편을 읽다보면 정제하고 세공한 느낌이 들어. 또 말이 끊겼네. (승관 : 모두 어렵게 읽은 소설이라서 그런 거죠. / 기성 : 난 세공된 게 싫어.)

 

난 또 그게 재미있던데, 남자이야기가 너무 재밌었어. 아내 될 사람한테 화자를 소개할 때, ‘의 동생이라고 말하잖아. 외과의사인데 고아원 출신이라는 게 매력적이야. 상상하게 되니까. 단편소설에서는 그려지지 않는 부분들로 인해서 상상을 유도하고, 그 상상이 감동을 줘. 우리가 대게 쓸 때 할 말들이 있으니까 쓰려고 하잖아. 그렇게 쓴 걸 사람들이 읽을 땐, 그래 얘는 이 이야기 하는구나, 라고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건, (기성: 행간을 말하는 거예요?) 그래, 행간. 행간을 만들어 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 (기성 : 행간이 감동을 주는구나) 그게 단편에서 말하는 세공의 느낌이지.

 

현주 : 소설에서 행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작품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리면 아까 그 작품-청소기,처럼 일기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승관 : 장편은 다 설명하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단편은 그런 게 불가능하잖아요. 행간에서 추구하는 재미라는 것들이 시적인 부분을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병진 : 확실히 그렇죠. 말고 더 이야기할 게 있을까요? (승관 : 부모님 이야기는 더 안 해도 되겠죠.) , 부모님 이야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 그럼 스피디하게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까요? 저녁도 먹어야 하고. (승관 : 저 배고파요.)

 

이유, 낯선 아내, 2010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병진 : 이건 완전 소재주의라고 생각했는데. (승관 : , 이거 깔려고 넣은 거죠? / 기성 : 전 세 작품 중 이 작품이 제일 좋았어요)

 

현주 : 전 셋 중에 이게 가장 잘 읽혔어요. (장원 : 저도요.)

 

병진 : 장원아, 이번엔 너부터 시작해보자. (장원 : 이거 돌아가면서 해야 하는 거예요? / 승관 : 아니, 재밌게 읽었다니까 그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거지.) 프리하게 해주세요. 프리하게.

 

장원 : 소재가 재미있다고 느꼈어요. 비약 같기는 해도 사람 얼굴 잊어버린다는 설정이요. 재밌어요. 여기서 머물지 않고 자기 얼굴까지 잊어버리면 또 괜찮았을 것 같은데. 또 마지막에 주인공의 심리가 괜찮다, 라고 하는 게 반전인 것 같아요. (병진 : 너 반전을 좋아하는구나?)

 

승관 : 소설의 마지막에 괜찮다, 라고 하고 있긴 하지만 그건 화자의 순간적 인식에 대한 표현인 것 같아요. 그건 반전까지는 아닌 것 같고.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있지만, 그러니까 순간적으로 인식을 그렇게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내를 여전히 못 알아봤는데. (장원 : 아 끝까지 못 알아본 거예요?)

 

기성 : 신해철이 이런 장애가 있다고 들었어요. 이걸 읽으면서 낯설게 보기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는데. [존 말코비치 되기]라는 영화가 생각이 들었다.(여기서 영화 이야기. -남이 될 수 있었다. 나는 행복을 느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라는 맥락에서 좋았던 것 같아요.

 

현주 : 소설 자체는 굉장히 좋은데, 그 설정이 장치로써만 기능해서 아쉬웠어요.

 

병진 : 여기서는 인식의 깊이로 가는 게 아니라, 스토리의 장치로만 소재가 쓰이는 것 같아요. 인식의 깊이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누구인가? 관계는 무엇인가? 라고 확장된 것이 아니라 추리기법의 소재로만 사용된 것이 아쉬웠어요.

 

기성 : , 이 소설의 소재는 스스로 주제를 해결하는 그런 좋은 소재인 것 같아요. (병진 : 김동리 선생님의 이야기지. “좋은 소재는 스스로 주제를 해결하고 있다.”) 또 이 소설의 문체는 장르가 추리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하드보일드하다고 생각했어요. 문장에 감정이 실리지 않고 딱딱 끊어내는 것이 스타일과 문체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이 세 작품 중에서는 가장 스타일이 확립된 것 같아요. 내가 볼 땐, 조금 오만한 말이긴 하지만 이 셋 중에는 아마 이 사람이 작가가 되진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승관 : 딴 건 모르겠고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사람이 소설을 계속 쓴다면 팬과 안티가 많을 것 같고, 그리고 아마 소설을 쓰다가 그걸 영화화 시키지 않을까?

 

병진 : 스토리는 확실히 재미있죠.

 

기성 : 입담이 있긴 한데, 박민규의 입담과는 성격이 다른 문제 같아요.

 

병진 : 저는 여기서도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아내가 한 남자를 죽였다는 얘기인데, 여기서 이야기가 더 들어갈 수도 있어요. 아내는 왜 그 남자를 죽였을까? 라고 들어갈 수 있고, 사실 아내랑 화자의 친구는 내연의 관계일수도 있었던 거고, 화자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 거고, 그런 어떤 관계망이 있으면 이야기가 깊어질 수 있는 이야기가 돼요. (현주 : 너무 반응이 평범하잖아요. 이 안에선.) 그런데 거기까지 못가고 끝나죠. 김소진 작품 중 처용단장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에선 소설가인 남편과 그의 아내가 있고 친구가 있어요. 처용 에피소드처럼 아내가 친구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남편이 알게 된다는 내용인데, 추리 소설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죠. 설화에서 처용은 해탈을 했는데, 화자인 남편은 자기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요. 여기서는 설화가 소재로서 중요한 코드로 들어가고 있지만 스토리 말고도 한 인물 안에 있는 관계를 통해서 충분히 유의미한 지점-심리적 긴장감을 만들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 작품은 인물의 내면에 있는 긴장감을 다루기보다는, 소재가 스토리에서만 한정된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현주 : 아내가 그 사람을 죽였다는 느낌 그게 다야? 라는 생각이 들어요.

 

병진 : 어어, 그런 느낌, 거기서 좀 더 나갔어야 하는데.

 

승관 : 아무튼 전 이런 건조한 문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것이 가질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튼 뭔가 타협선 같은 게 필요했다는 생각은 해요. 그런 걸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지점이요. 드러나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렇다면 형은, 반전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세요?

병진 : 반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보다는, 사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반전을 보면 사건에서 감춰진 면을 통해 낯설게 하기를 만들어내고 그러면서 독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의미를 드러내고 생각의 공간을 만들어 내잖아요. 그 과정은 행간에서 읽어내는 의미의 맥락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행간에서 나오는 생략이랑 같은 의미라는 건데, 행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행위가 단편 소설 안에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자들이 상상해야만 하는(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보여주는 자리가 있어야 해요. 그게 반전일 수 있겠지요.

 

현주 : 그렇게 하려면 이 작품의 경우 영상으로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일 거예요. 안면 인식 장애의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을 보여주면 되니까요. (승관 : 아까도 말했듯이 이 작가는 시나리오 작업 하다가 입봉하지 않을까 .) 매체적 특성이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기성 : 이 소설은 그래도 반전에 그렇게 많이 얽매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게 좋았어요. 저 같은 경우는 아내가 범인이었다는 부분, 처음에는 굉장히 추상적이었거든요. 열린 결말인가? 나중에 읽었을 땐 그게 이 작품의 의도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거기서 느껴지는 허무한 느낌이 좋았어요. 요즘에 하드보일드 소설을 읽고 있는데, (병진 : 너 챈들러 읽어봤냐?) 그것도 그렇고 제임스 케인 작품을 잘 읽었는데 그런 것 때문인지 제 취향에는 맞았던 것 같아요.

 

승관 : 저는 반전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생각했는데, 형이 말했던, 반전까지 가는 사유가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병진 : 반전까지 가는 사유가 아니라 반전이 만들어 주는 여백들.) 반전이 만들어주는 여백들, (병진 : 독자들에게 상상 하게끔 만들어주는 것들.) 그런 것은 여기도 있지 않나?

 

반전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읽으면서 체호프의 단편이 생각났다. 체호프가 반전을 잘 활용하는 작가라서. 이 작품은 스토리 중심의 소설이기 때문에 반전도 중요한 것 중에 하나긴 하지만 이 작품에선 반전이 깊이 있게 활용되지 않았다고 봐요. 그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체호프는 인물의 성격이나 사건에서 일어나는 아이러니가 반전이 된다면, 이 소설은 반전이 되는 미끼 같은 것을, 약간 이 사람의 소재를 애초부터 반전의 코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만드는데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생각돼요. (기성 : , 소재부터 이미 그런 지점이 예고되었다는 거네요. / 병진 : 반전이 일어날 때 인물이나 상황, 관계 속에서 반전이 일어나야 해. 이 소설은 소재와 인식 안에서의 반전이 스무스하게. 그냥.) 그렇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긴데. 반전이라고 느낄 수 없죠. 소설 안에서의 국면을 보면 당연히 이렇게 되겠지, 하고 독자들은 기대에 빠지게 된다는 거죠.

 

(중략 : 소설에서의 줄바꾸기에 관한 논의)

 

병진 : 그리고 이 강독회가 소설의 연구함으로써 자신의 창작 공부가 될 수 있겠지만, 신춘문예 작품들을 보면서 느꼈던 게, 자신의 주관적 감상이 아니라 객관적인 심사평이 나오잖아요. 이런 작품들의 평을 확인하면서 소설을 보는 안목도 기를 수 있는 것 같아요.

 

보교 : 이 소설 이야기하면서 소재주의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봤으면 해요. 소재주의의 위험도와 관련해서요.



병진 : 소재주의가 그런 이야기를 해 봐야 할 지점이 분명히 더 있는 것 같아요. 아까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지. 이 소재는 분명 더 깊이 갈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더 심화 되지가 않아. 아무튼 소재주의에 대해서 더 말해보자.

 

기성 : 심화가 안됐긴 한데, (병진 : 좋은 소재는 스스로 주제를 해결하고 있다?) 소재 자체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뿐이지 이야기 그 자체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승관 : 소재주의가 가진 한계성이나, (? : 소재주의가 나쁜가?) 소재주의를 안고 있는 소설들이 궁극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지 좋은 소설이 되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병진 : 깊이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볼 땐 90년대 김영하의 작품이 굉장히 소재주의적이었어요. 항상 새로운 캐릭터, 신선한 느낌을 주고, 그런데 그런 김영하 소설들을 생각해보면 지금 와서 다시 읽을만하지는 않거든요. 소재주의가 나쁘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소재에만 묶여 있는 소설들이 안타깝다는 생각은 들어요. 중요한 건 인식의 깊이이니까. 이 소설에 조금만 더 인식의 깊이를 더해보죠.

 

저라면 이 소재를 가지고, 반성적 자기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을 것 같아요. 자기의식이 자기임을 계속해서 확인하는-일기를 쓰고 자의식을 반추하면서 말이예요-행위를 통해서 성립한다면 이 소재는 그런 반성적 자기의식의 과정이 불가능해진 사람의 이야기가 되는 거잖아요. 나는 누구인가? 실존의 문제에까지 깊이를 가질 수 있는 소재인데, 여기서는 소재에서 시작해서 소재에서 끝. 소재주의의 함정이 거기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소재는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고 있으니까.’ 소재만으로도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생각해보면 소재주의도 장점이 있어요. 소재주의가 아닌 다른 것으로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실존에 대해서 차분히 생각하며 말해야 하는데, 이렇듯 좋은 소재는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고 있으니까.

 

승관 : 소재주의는 그런 부분이 위험한 것 같아요. 쓰는 자신이나 대상이 된 독자 자체가 뒤로 갈수록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 소재를 가지고 쓰는 게 나쁜 건 아닌데, 그 안에서 뭐든 만들 수도 있고. 그 안에 깊이를 만들지 않아도, 제 생각엔 이런 이야기만 계속 붙잡고 재미있게만 써도 그 것도 뛰어난 성과라고 생각하거든요.

 

현주 : 소재를 잘 잡으면 소재가 이야기를 자기가 알아서 만들어내니까. 나는 소재를 너무 잘 잡았어, 이렇게 생각하면 다른 건 생각 안하고 스토리에만 집중하는 난점이 생기지 않을까?

 

승관 : 그렇게만 써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데. 중요한 건 어쨌든 소설이 될 만한 재미있는 소재는 한정되어 있다는 거죠. 쓰다 보면 거기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도 생길 것이고 그런 독자들은 계속해서 이 작가의 새로운 소재를 기대하게 되는 건데. 가다가 밑천이 떨어지면 뭐야, 이거 재미없잖아. 이렇게 되잖아요. 그리고 쓰는 사람도 압박을 느끼게 되는 거고.

 

기성 : 소재주의에 대해선 포스트모더니즘 이야기가 빠질래야 빠질 수 없죠.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가치관은 지상 위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이런 거나, 보르헤스의 말처럼 우리는 이미 쓰여 졌던 것들을 다시 가져와 재조립한 것에 불과하다, 이런 생각이잖아요. 포스트모더니즘에 입각한 문학은 무엇을 가지고 쓸래? 로 고민하는 게 아니고 이런 거죠. 무엇을 쓰든 간에, 이것을 이렇게, 어떻게 쓸래?가 중요하다는 거잖아요.

 

소재주의에 관해선 헤밍웨이와 커트 보네거트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둘 다 세계대전을 가지고 주로 글을 쓴 작가인데, 확실히 색이 다르죠. 헤밍웨이는 전쟁의 참상에 대해 엄중하고 무겁고 리얼리티하게 다가가는데, 커트 보네거트는 완전 다르죠. 이게 정말 전쟁을 가지고 쓴 소설인가? 싶을 정도로 가볍고 재미있고 또 블랙 코미디도 가지고 있죠. 이 두 자가의 관계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가 소재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소재가 작가를 선택한다는 그런 느낌.

 

병진 : 그러니까, 소재는 포착되는 게 아니라 내 내면에 그런 고민이 있을 때 그때야 비로소 소재가 나와 같이 관계를 맺는 것 같아. 결국엔 중요한 건 바탕이 되는 인식의 깊이.

 

승관 : 소설은 분명 소재를 필요로 하고 그에 관한 문제는 어느 작가나 비슷한 지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관건은 소설화된 결과가 깊이를 가지냐 못가지느냐고, 또 그것은 독자가 갖고 있는 읽는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돼요.

 

예를 들어, 천운영 같은 경우. 소재적이죠, 분명히. 하지만 천운영의 소설을 마냥 소재주의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알기로 천운영은 소재를 마주하면 직접 몸으로 탐구한다고 들었다. 뭐 직장으로 잡아본다든가, 그런 식으로. 그게 인식의 바탕이 되는 거죠. 김영하는 안 그런 것 같긴 한데, 이 소재 저 소재 다 끌어다가 쓰는.

 

병진 : 아까 지나친 내용인데, 어떤 걸 끌어오면 쉽다고 했잖아. 훌륭한 소재는 스스로 주제를 해결한다는 말처럼. 그런 게 분명히 있는 것 같아. 그런데 그렇게 쉽게 만들면 만든 티가 나.

 

1Q84의 뒷부분에 길야크 인디언에 관한 부분이 나오는데, 어떤 애들이냐면 길이 옆에 있는데도 상처를 입으면서 자신의 길을 만들면서 가. 하루키는 그걸 어떤 대단한 상징으로 쓴 것이 아니야. 그냥 길야크 인에 대한 책을 읽었다. 그 내용이 마음에 와닿는다, 그 정도로만 나오거든. 하지만 그건 분명 그 나름의 훌륭한 기능을 하거든. 소설과 독자 사이에 어떤 공간을 만들면서.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만들지 않아도. -만들면 티가 나니까, 그게 마음에 걸리거든. 보고 있으면. -그런데 길야크 인디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읽으면서 그 안에서 맥락을 찾고 연결고리를 만들고 상상을 덧대거든. 그렇게 했을 때만이 더 유효하게 마음을 전달하는 것 같아서. 감동적이고. 소재주의 이야기를 하면서 놓치면 안돼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승관 : 소재도 소재지만 디테일 문제에 관해 한국소설에서 많이 경직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외국작가들하고 많이 다르죠. (병진 : 우리나라 작품은 너무 많이 개인의 내면, 이런 것을 보고 있는데) 그거 일본 소설의 영향이긴 한데. 물론 우리나라 작가들이 개인의 내면을 파고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경향이라 생각하지만 그 한계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분명 소설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병진 : 오늘 강독회는 이 정도 이야기하면 된 것 같지 않나?

 

기성 : 아주 훌륭한데요.

 

병진 : 그리고 내가 이번에 준비하면서 느낀 건데, 강독회 다음에도 했으면 하는데, 미리 공지를 해도 사람들이 참여를 안 하더라고.

 

승관 : 원래 다 안 해.

병진 : 그러니까 픽스된 인원이 있는 상태에서 자유로운 참여를 추구해야 해. 여기 지금 픽스된 인원이 모여 있다고 생각하거든.

 

승관 : 뭐 지금 결의하자는 거예요?

 

병진 : 내가 다음에 할 것을 두 개 정도 정해놨는데. 진통에 미리 홍보를 했으면 좋겠어. 하나는 편혜영이 저번 겨울에 발표한 저녁의 구애, 그거 괜찮더라고. 그리고 또 문학동네 봄호에 실려 있는 이기호의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기성 : 단편이에요?) 단편으로 할 거야. 단편에는 세공의 느낌이 있으니까.

 

기성 : , 그거 하고 싶어요. 류노스케의 지옥변. 지금 과제로 읽고 있는데. 괜찮아요.

병진 : 단편이야? 그래, 그것도 괜찮은 것 같다. 그럼 미리 복사해 놓을게.

기성 : , 생각해보니까 지옥변보다는 라쇼몽이 더 괜찮은 것 같기도 한데.

병진 : 아무튼 뭐 구체적인 건 추후 생각해보도록 하자. 아무튼 같이 해보자. 같이 하면 괜찮을 것 같지 않니? 한 달에 한 번 할꺼야.

보교 : 시는 안 해요? (병진 : ……시는 네가 꾸리면 돼.) 어떻게 해요? (병진 : 이런 식으로 하면 돼지. 진통에 홍보도 할 테니까.)

 

승관 : 아무튼 계획을 말씀해 보세요.

 

병진 : 그래, 이야기를 해보자. 그리고 끝날 때에는 그걸 해야 돼. 우수한 작품 하나. 그게 재밌더라고. 난 이 작품이 좋았다. 이렇게. 셋 중에 어느 게 제일 좋았다.



승관 : 얼음. 전 그나마 얼음, 그나마도 아니고 그냥 얼음.

기성 : 전 그나마 나쁜아내

장원 : 전 낯선 아내

현주 : 저도 낯선 아내

병진 : 난 얼음.

승관 : 얼음 둘에 낯선 아내 둘. 숨겨진 표가 있어. (병진 : 보교야, 넌 어떠니?)

보교 : 난 청소기

 

병진 : , 그리고 하나 더 해야 돼. 강독회 총화를 하고 마치자. (장원 : 총화가 뭐예요? / 승관 :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자기 소감을 이야기하면 되는 거야.) 오늘 어땠는지 이야기 해주시면 돼요. , 기성이 너부터 해.

 

기성 : 아주 좋았습니다.(환하게 웃으며-기성이의 눈웃음) 정지아 선생님 시간에 신춘문예 작품을 가지고 수업을 했는데, 이런 거 수업 시간 아니면 할 기회가 없잖아. 그런데 수업시간에 하면 교수님 의견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서 좋았던 것 같아요. (승관 : 그리고 사실 수업시간에는 서로 경계심을 두고 있잖아. 작게 모이는 거랑 다르지.)

 

현주 : 피식. (기성 : 새내기예요? 이름이 뭐예요? , 류 씨네. / 승관 : 파벌 쩔어.) 재밌었어요. 편하고. 수업이 아니라서 그랬구나.

 

장원 : 교실 밖에서 배우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많이 배운 것 같아서 좋아요.

 

승관 : 중요한 건 재미라고 생각해요. 학과에 문학 배우러 들어와서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 이외에는 수업 시간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수업시간에 우리가 받는 것은 합평의 고통, 창작의 괴로움-이런 것들인데, 문학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재밌을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친구들이 알고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수업하는 강의실 밖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순수한 문학작품을 다루는 것 외에도 같이 즐기면서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해요. (병진 : 안 그래도 나 기획하는 거 몇 개 있는데.) 기획하는 거 많이 있다구요? 부탁인데, 제발 너무 많이 벌리진 마세요. (일동 웃음. / 기성 : 책도 너무 어려운 거 하지 마세요. 옛날 콜로키움 꼴 난다니까. 그거 08년도에 두 번 하고 망했잖아. 텍스트가 어려워서.)

 

병진 : 저는 이게 제 공부라고 생각해요. 글을 볼 때도, 내가 고민하고 생각한대로 글을 보고 그렇게 이야길 하고, 나라면 이렇게 썼을 텐데, 나라면 이게 더 재밌었을 텐데, 하고 생각을 하거든요. 내 소설의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실제로 내 소설에 배운 것들을 가져다 쓰려고도 하구요.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오늘 이야기가 나왔던 것들 중에 소재에 관한 이야기들이나 행간에 대한 이야기들은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저는 강독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 자기 공부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또 편한 이유가 뭐일지 생각해봤는데, 편한 이유가, 다 창작자잖아요. (승관 : 난 절필했는데.) 그래서 각자 자신의 창작론과 작법, 고민, 스타일들이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공유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리. 문창과라서 가능한 게 아닐까요? 오늘도 그랬던 것 같아요. 다음에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다다음에도. 그러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 서기하느라 수고해준 보교에게도 한마디 들어봐야지.(박수)

 

보교 : 재미가 있었어요. 시를 이렇게 이야기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병진 : 시 강독회 결의하는 거죠) 좋은 소재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과 시에서만 행간이 유효한 줄 알았는데 소설도 이런 것이 있구나, 라는 생각. 직접 글 쓰는 사람들이 모여서 글 쓰는 이야기를 하니까. 좋아요.

 

승관 : 전 절필한 시 쓰는 사람이에요.

 

병진 : 저번에 작인 붙어있던데? 그건 뭐야?

 

승관 : 그건 절필시예요. 저는 이제부터 내는 시 모두 절필시예요.

 

병진 : , 그거 괜찮은데! 자 이제 끝났으니까 밥 먹으러 가자. 그리고 이건 정리해서, 근데 녹취가 잘 됐으려나? 오늘 수고하셨습니다.(1시간 30)

 

*

 

문연자 강독회의 경우 월 1회 진행됩니다. 앞에서 논의 된 것처럼 미리 선정된 작품을 읽고 나서 그 작품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소설을 공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다음 강독회 작품을 선정해두긴 했지만 더 괜찮은 작품이 있다면 주저 말고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천작들 중에서 추천 사유와 강독회 진행 내용 등을 고려해서 강독회 대상 작품을 선정하기로 하겠습니다.

 

문연자 화이트보드와 화이팅 문창 문연자 게시판을 이용하여 강독회 작품 추천 및 제안 받고 있습니다. 문의사항은 언제나 사서에게로.

 

시 강독회 및 여타 장르에 대해서도 강독회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진행 시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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