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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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한 묘사, 위트 있고 짧은 대사, 빠른 전개’—하드보일드 소설을 표방하는 소설이지만 살인 사건과 폭력, 음모를 파헤치는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들과 다르게 택배기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 이색적인 소설입니다. 정체불명의 주인공이 택배기사로 취직해 물류창고의 컨테이너 숙소와 배달지인 ‘행운동’을 오가며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그려내는 모습은 오히려 휴먼 드라마나 시트콤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직접 택배기사로 일하는 작가가 그려낸 택배업에 대한 디테일한 설정과 주인공의 태도—담백하지만 자신만의 기준과 윤리, 유머를 추구하는 모습이 어우러져 몰입감을 더하는데요 ‘부탁을 하면 부탁을 들어주고, 명령을 하면 반항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통쾌해 계속해서 읽게 됩니다. ‘한 장을 넘겼을 때 재미가 없다면 보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한 장을 넘겼다면 분명 오늘이 가기 전에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될 거라고 자신한다’는 추천글이 과장이 아님을 한 번 더 인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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