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호수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정용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에 담아뒀던 소설. 이제서야 읽었다. 작은 판형, 분량, 줄간격이 넓어서 휑한 느낌이 들었는데 차차 익숙해졌다. 여행의 풍경을 묘사하는 문장들이 좋았는데, 여행지에서 모르는 풍경을 마주할 때, 풍경은 내면이 되니까. 풍경을 묘사하면서 내면을 알아차리는 법이니까. 빈에서 스위스로 넘어갈 때, 번역 클래스 학생들에게서 옛 연인인 무주의 집으로 옮겨갈 때, 넓어지는 시야-모르는 것들을 알아차리려고 눈을 크게 뜨는 것처럼, 하지만 여전히 모르는 채로 눈 앞에 있는 것들을 받아들이려고 조심하면서. 생각하지 않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닿을 수 없고 잡히지 않는 것들이 있으니까. 생각 너머의 세계, 생각 너머의 풍경을 마주할 때를 떠올렸다. 작가는 말이 많았다고 썼지만 ‘세 개의 호수’에서 헤엄치는 장면이 있어서 그래서 그대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