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점친구들 독서모임 선정도서. 책에 대한 감상과 각자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소개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중학생 독자부터 장년 독자까지 각각의 참가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활로 읽어낸 문장들에 귀를 기울이는 뜻깊은 시간. 삶을 찬찬히 바라보며 그 결을 헤아린다는 것, 이름을 붙이는 일의 의미, 결심의 순간, 슬픔의 감정,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작가의 글을 참조해 구체화할 수 있었다.

책의 목차에서처럼 올해의 사람과 순간, 말을 꼽으며 독서모임을 정리하는데 한해를 돌아보며 생각하니 그제야 떠오르는 것들, 말하면서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었다. 참가자 중 한 분이 올해의 말로 ‘구하라’를 꼽으셨는데 rescue의 의미로 생각했던 이름이 실은 마태복음 7장 7절에서 유래한 ask의 의미라는 걸 최근 인터뷰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장 뤽 고다르의 영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에서 구하라는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으라’는 뜻이라고 덧붙이며 현실과 안타까움과 슬픔에 이야기했다. 구조이자 물음이자 재난의 현실을 가리키는 말. 단어가 이어지고 확장되며 생겨나는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개인의 일이 공적인 일이 되는지에 대해서 김현의 산문을 읽고 난 다음이라 더 가슴 깊이 와 닿는 이야기였다. 올해의 인상 깊은 말로 그래타툰베리의 유엔 연설의 ‘l dare you’를 떠올리기도 했는데 그 비난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연결된 세계와 책임을 생각했다.

다음 독서 모임 선정 도서는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로 결정. 하나의 책 하나의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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