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은 소설집, <오늘밤에 어울리는>“세련되고도 정제된 방식의 개성적인 울림”을 만들어낸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은 등단작 「소파」와 미발표작 「찰나의 얼굴」까지 총 8편의 작품을 담은 작가의 첫 소설집입니다. 두 사람 혹은 네 사람이 등장해 식사를 하거나 파티를 즐기는 동안 일어나는 대화가 소설을 이루고 있습니다. 인물들의 관계는 정물이나 소품처럼 균형을 이루고 있고 대화에서 드러나는 것들과 나란히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놓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등장인물들은 적극적인 행위로 사건을 끌어가지 않지만 위태로운 모빌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관계는 변화해가고 소설이 끝날 때까지도 그 변화는 분명해지지 않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것들은 영영 알 수 없고 작가가 던진 실마리들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읽고 나서도 그 위태로운 긴장감이 떠오르는 소설입니다. 독자가 계속해서 감정이나 질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 매력적인 소설. 새로운 한국소설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