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린, <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이 노래를 부르세요>, 난다2014년 등단한 작가 최수린의 첫 소설집을 소개합니다. 10편의 단편 속에는 인터넷 프리미어리그중계업체 팀장으로 일하는 전직 축구선수, 죽음을 앞둔 은퇴한 메이저리거, 헤어진 연인과 록스타의 공연장을 찾은 남자, 어중간한 재능으로 자신감을 잃은 사진작가, 아내의 유품을 찾기 위해 소원한 아들과 일본 여행길에 오른 남자처럼 ‘패배’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들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을 따라 소설을 읽으며 그들의 심정을 떠올리는 일이 어색하지 않은 건 우리들 역시 어떤 식으로든 그런 시간을 지나왔거나 지나고 있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실패를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면 그런 의미조차 사그라진다. 모두가 실패자가 될 때, 그래서 누구도 실패자가 아닌 때가 온다.’ 먹먹하게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위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자신을 깨닫게 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이 책을 펼쳐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