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플라이트 오늘의 젊은 작가 20
박민정 지음 / 민음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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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차를 몰고 저수지로 달려간 항공사 승무원 유나의 일기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장례식장 풍경으로 이어집니다. 유나와는 남처럼 살아온 아버지 정근. 방산비리에 연루되어 퇴역한 공군 간부 정근이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나의 친구, 동료들을 찾아가 유나를 죽음으로 몰아 간 원인을 추적하면서 편지와 증언을 통해 사건은 앞으로 나아갑니다. 유나의 항공사 동료이자 정근의 간부시절 운전병이었던 영훈의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동시대의 사회적인 문제들이 소설 속에서 층층이 형상화됩니다.

편지와 증언 속에서 “죽은 자의 남겨진 목소리”를 따라가는 동안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고발과 폭로의 울분과 통쾌함이 아닙니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어떤 일들이 어떻게 유나를 죽음에 이르게 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응당 궁금해하고 귀 기울여야 할 ‘목소리’가 있다는 것. 정근과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그 자리에 소환되었다는 것. 영리한 작가 덕분에 한번 더 지나친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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