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상의 모든 삶은 죽음과 맞물려 있다. 삶이란 결국 자신의 꼬리를 입에 물고 있는 신화 속의 뱀 '우로보로스'를 닮은 격. 바람을 안고 거리를 뒹구는 더러운 쓰레기 안에도 죽음은 서려있고, 건강을 위한 운동이나 아름다움밖에 없을 듯 한 계절의 흐름 속에도 죽음은 숨어 있다.

독일의 판화가 케테콜비츠의 작품에서 처럼 죽음은 항상 당신과 나의 곁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늘 등뒤에서 조용히 어깨에 손을 얹고 나와 당신이 뒤돌아 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창녀 킴의 고혹적인 눈 속에도, 매튜의 알코올내 가득한 독한 피에도,  이 이야기의 모든 등장인물의 주위에도 죽음은 늘 상냥하게 그들을 따라 다닌다.

작가 로렌스 블록은 죽음이 가장 가까이 다가와 있을 법한 밑바닥 인생들을 배경으로 작품을 쓰고 있지만 읽다보면 그것이 비단 남의 이야기만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죽음이란, 그리고 생이란 사람의 높고 낮음을 가리는 것이 아니므로...

어차피 희극 속에 비극이 존재하고 삶에있어 죽음은 가장 매혹적인 것이다. 삶이 있기에 죽음의 무게가 더하는 것이 이나라 죽음이 존재하므로 삶이 빛을 내게 되니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죽음의 생리는 아닐까... 

 

<800만가지 죽는 방법>을 다 읽고 나자 딱  두 문장이 머릿속을 쟁쟁 울리며 나를 뒤흔든다. 매튜가 뱉어낸 삶과 죽음의 미학은 이러하다.

* 챈스의 집에서 챈스와 나누던 말 중 한마디....

   "...죽음의 원인은 그녀의 삶의 방식에 있거든"

* 사건의 실마리를 위해 도시에 널려있는 술집들을 들락거리며 뱉은 한마디....

   "사람들은 이처럼 바보같은 짓을 하면서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아, 삶과 죽음에 대한 숨겨진 의미를 이토록 강렬하게 나타낼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