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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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작가는 ‘꿈은 그 사람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삶의 모든 비밀을 말해준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꿈’을 ‘글’로 바꾸면 어떠한가. ‘글은 그 사람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삶의 모든 비밀을 말해준다.’ 어쩐지 나는 이 말이 더 어울리는 듯 하다. 이렇듯 글은 일련의 정신과 그만의 생각을 기술 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아이디어와 소재를 가지고 알맞게 구성하여 원하는 주제의 글을 뽑아내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전략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하고 도식적인 형태의 글쓰기라 하는 것이 사실은 만만하지 않으니 글쓰기를 일상으로 하는 이들도 때로는 머리를 벽에 들이 박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아이디어와 소재를 가지고 원하는 대로 글을 완성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 글쓰기의 또 다른 어려움이라 하겠다. 쓰고 또 쓰고, 고치고 다시 고치고 하여도 본인이 원하는 글을 얻기란 쉽지 않다. 조선시대를 비롯하여 많은 시대의 학자들이 글을 읽고 써왔다. 그러한 박학다식한 학자들도 글을 한번에 쓰고 끝이라 하는 자는 없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나라에서 유명한 학자의 집으로 한 선비하나가 놀러를 왔다. 그의 방에 들어가 보니 자신이 쓴 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그 글을 읽어보니 가히 명문이라 하겠다. 선비가 무릎을 치며 어찌 이리 아름다운 글을 쓰시었소. 나 같은 자는 고치고 또 고쳐도 이리 좋은 글이 나오지 않을 터인데, 감탄하다 혹시 얼마 만에 쓰시었는가 물었더니 그 학자 왈, 일필휘지, 단 한번에 썼다 한다. 선비는 감탄하고 감탄하였다. 그러나 뒷간이 급했던 학자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그가 앉았던 방석 밑으로 삐죽 보인 것이 있으니. 그가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쓰고 버린 종이가 족히 백장은 넘었다 한다. 시대를 막론하고 이렇듯 글을 잘 쓰기로 소문난 자들도 고치고 또 고쳐서 글을 써왔다. 그만큼 글이란 쉽지가 않다는 얘기일 터이며, 고치면 고칠수록 빛을 발하는 글이 완성된다는 이야기이다.


시중에는 <유혹하는 글쓰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등의 훌륭한 글쓰기 책들이 무궁무진하다. 어떻게 글을 써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들이다. 그러나 <글쓰기의 전략>은 기존의 글쓰기 책들과 그 맥을 달리하고 있다. 전자의 책들이 글쓰기를 위한 이론서의 형태를 하고 있다면 <글쓰기의 전략>은 제목 그대로 책을 보며 지금당장이라도 써볼 수 있는 실용서라 하겠다. 바로 내일까지 글을 써야 하는 이들이 책을 넘겨보며 좋은 한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는 전문 실용서에 맞게 이 책은 챕터챕터마다 유익한 이론과 실용 정보들로 가득하다. 장영희나 진중권 등 명문장가들의 인용 글들도 풍부한 읽을거리이며, 챕터 마지막마다 달려있는 ‘띄어쓰기’나 ‘헷갈리는 우리글’ 등은 마치 작고 유용한 사전을 옆에 끼고 있는 듯하다. 또한 독서의 과정이나, 소재와 아이디어 찾기, 글의 구성방법이나 바른 문장을 쓰는 방법 등의 글쓰기 전략을 소개하는 본문의 내용은 실용서로서 충실하다 하겠다. 게다가 필요한 곳에는 ‘점검’이라는 섹터를 따로 마련하여 지금 방금 읽은 부분을 직접 자신이 써 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그러나 어떠한 글쓰기 책이 나온다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진실하게 잘 표현 했는가이다. 아무리 책을 읽고 그대로 써나간다 한들 진실성이 결여됐다면 그 글은 이미 살아있는 글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한다? 책에서 말하듯, 모쪼록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방법 외엔 달리 좋은 방법이 없을 듯. 오랜만에 만난 글쓰기 전문 실용서를 접하니 새록새록 읽는 맛이 난다. 쓰는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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