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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 일중독 미국 변호사의 유럽 복지사회 체험기
토머스 게이건 지음, 한상연 옮김 / 부키 / 2011년 10월
평점 :
2012-2-13 08:57
책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어서 어제 꾸역꾸역 읽어서 겨우 마쳤다.
한 가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내용들이라, 읽다보면 계속 중복되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저자가 워낙 '편파 주장'을 하다보니, 이게 정말 맞는 말인 걸까, 한쪽에 치우친 건 아닐까, 말그대로 씨름을 하며 읽게 되었다. 이런 느낌 처음이다.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비교적 술술 넘어간 느낌인데, 실제 독일을 방문해서 이루어진 인터뷰들을 중심으로 엮어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서 세계관이 크게 바뀐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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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은 정말 많이 다르다. 사회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쓸 수도 있겠지만, 결국 사람들의 삶이 여유롭다. 제조업 강국의 전통을 갖고 있고, 제품의 수준과 품질에 대한 기준이 높다.
물론 유럽도 변하는 중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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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자본시장은 붕괴했고, 거품이 잔뜩 낀 금융도시에 몰려들었던 자본들은 이제 독일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 한국 증시에도 들락날락 하고 있겠지만....
거품낀 금융시장을 키우는 건 서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동의한다.
이 책을 통해 그걸 더 선명하게 알게 되었다. 미국 모델 vs. 독일 모델의 대비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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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사회 안전망이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나라가 책임져 줄거라는 신뢰 자체가 없다. 그래서 '재무관리'가 성행하고 연금을 통해 노후를 준비하나 보다. 자기 노후는 자기가 책임져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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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949년생 할아버지다. 그래서 후반부의 주장이나 감상에 가면 좀 구닥다리 느낌도 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도중 그의 박학다식함에는 감탄을 안할 수 없다. 각종 경제학자나 철학자 등등의 주장을 인용한 부분. 부럽다. 나도 그런 세계관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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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람들이 프랑스를, 독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게 되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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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는 서비스가 없잖아요, 라는 말에 미국에야 말로 없다고 응수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물건을 사면 반품은 하지만 수리는 안해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