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믿음의 글들 9
엔도 슈사쿠 지음, 공문혜 옮김 / 홍성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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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창설 회원 중 한 사람인 프란시스코 사비에르는 1549년 일본에 도착해 2년 동안 교회를 개척하였다. 채 한 세대가 지나가기도 전에 기독교인의 수는 30만 명으로 급격하게 불어났다. 그러나 158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에 의해 포교가 금지되었고, 17세기 들어서는 일본 막부(幕府)와 지방 관리들은 갖은 방법을 동원해 기독교인을 색출하였다. 이때 사용한 방법이 예수나 성모 초상을 새긴 동판을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후미에(踏繪)’. 기꺼이 밟거나 침을 뱉고 지나감으로써 배교(背敎)한 사람은 살려주었으나, 그렇지 않은 자는 갖가지 악랄한 고문과 함께 처형하였다.

특히 체포된 선교사들의 경우에는 처형하기보다는 신도들의 고문이나 처형을 옆에서 지켜보게 함으로써, 배교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 배교하면 고문 받는 신도들을 살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것이다. 그들을 살리기 위해 후미에판앞에 선 선교사에게 주의 음성이 들린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의 아픔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밟아도 좋다. 나는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너희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한 가톨릭 선교사가 배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 《침묵| 저자인 엔도 슈사쿠(遠藤周作)는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로서,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다. 이 소설은 그의 대표작으로서 17세기 일본의 기독교 박해 상황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원제 沈默.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깊은 강/ 엔도 슈사쿠 / 민음사

예수양 주기철/ 김인수 / 홍성사

십자가/ 김응국 / 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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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걷는 길
김기석 지음 / 포이에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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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교회에서 30년 동안 사역한 저자가 안식의 기간 동안 이탈리아, 터키, 조지아(그루지야), 아르메니아 등에 있는 교회와 수도원 등을 순례하며 영성의 시간을 가진 기록이다. 단순히 40여 일의 유럽 여행기라 하기에는 지그시 무게감이 느껴지고, 그렇다고 철학서나 비평서라 하기에는 에세이 같이 큰 부담없이 읽히는 미묘함으로 다가온다.

그는 1980년대 초 양성우 시인이 낭송한 김수영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이야기로 글을 시작한다. 피를 토하듯 울부짖는 모래야 나는 얼마나 작으냐 / 바람아 먼지야 풀아 / 나는 얼만큼 작으냐라는 대목에서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고 한다. 그날 많이 아팠다고 고백한다. 아직도 그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저자는 길을 찾기 위해 멈추지 않을 뿐이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예술적 안목과 문학적 감수성에 빠져들게 한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문학적 향기도 맡을 수 있다. 그러나 순례길 곳곳에서 우리나라 교회의 현실을 아파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영성의 끈을 놓치지 않는 신앙인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오랜만에 참으로 괜찮은책 한권을 읽었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 《흔들리며 걷는 길|| 저자인 김기석 목사는 청파교회 담임목사이면서 문학평론가이다. 깊이가 있는 글쓰기로 기독교문학의 새로운 층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은 책으로 삶이 메시지다》 《오래된 새 길》 《기자와 목사, 두 바보 이야기등이 있다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1, 2/ 공지영 / 분도출판사

일상순례자/ 김기석 /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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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훈의 명곡 묵상 - 길 위에서 자유롭게
윤영훈 지음, 차재옥 그림 / IVP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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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과 기독교. 쉽게 조합하기 어려운 만남이다. 그런데 저자는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대중음악을 얕보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22곡의 음악을 펼쳐 보이며 , 이래도 내 말이 틀렸느냐?”고 반문한다. 영미 팝송이 14, 한국 가요가 8곡이다. 1960년대 음악에서부터 2009년 음악까지 다양하다. 머리말에서는 역사적인 증거까지 들이댄다.

설마하며 대충 읽었다. 설핏 지나치다가 이런 신앙고백이 숨어 있었구나!’하며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꼼꼼히 읽었다. 인터넷을 뒤져 음악을 들었다. 이들 음악이 내 마음속으로 성큼 새롭게 다가온다. 반전이다. 이 책의 묘미라 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아는 만큼 들린다.

글을 쓰다말고 몇 시간째 음악만 들었다. 한 곡 한 곡 듣다보니 도저히 중간에 그칠 수가 없었다. 다양한 버전으로 듣기도 하고, 처음에 부른 것과 그 후의 것을 비교하며 들었다. 2003년에 U2의 보노(Bono)가 솔로로 부른 (One)’에 이어, 파바로티(Pavarotti)와 함께 부른 아베마리아를 듣고서야 겨우 음악을 껐다. 얼얼하다. 이 감동을 그대로 간직한 채 글을 써야 하는데, 나의 필력은 미진하기 짝이 없다. 아쉬움은 독자 여러분이 직접 음악을 들으며 풀기 바란다.

윤영훈의 명곡묵상|| 저자인 윤영훈은 미국 얼라이언스 신학교와 드루 대학교에서 종교와 대중문화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현재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빅퍼즐문화연구소를 설립하여 문화운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문화시대의 창의적 그리스도인》 《현대인과 기독교》 《복음주의와 대중문화등이 있다. 이 책은 월간 잡지 워십리더2년여 연재했던 글을 묶은 것이다.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신국원의 문화이야기/ 신국원 / IVP

그리스도와 문화/ 리처드 니버 / I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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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말랑말랑 뇌과학
김대식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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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뇌과학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앞부분에서부터 심리학에서 소개되었던 내용이 많이 나온다. 특히 Christopher Chabris & Daniel Simons의 <보이지 않는 고릴라(The Invisible Gorilla)>에서 언급되었던 내용을 상당 부분 언급하였다. 최근 심리학의 경향도 뇌과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에 언급되었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읽기를 권한다. 무주의 맹시, 기억력 착각, 지식 착각 등을 잘 설명하고 있다.

 

또 한 권의 책도 도움이 될 것 같다. Alva Noe의 <뇌과학의 함정: 인간에 관한 가장 위험한 착각에 대하여(Out of Our Heads)>라는 책이다. 일반적으로 단정짓는 뇌에 관한 인식의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단순히 뇌 작용에 의해 모든 정보를 처리하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의식과 경험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이 책에 나타난 오류 한 가지만 지적한다. 188쪽에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유대인'은 잘못이다. 유대인은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러므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유대인'으로 고쳐써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Marvin Harris는 유물론적으로 해석한 <음식문화의 수수께끼>를 써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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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해보니, 2000년 12월부터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하기 시작해서 그동안 약 800권의 책을 산 것으로 나타나는군요. 강의하느라 필요한 책을 비롯, 최근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독서 관련 서적, 그림책, 독서클럽에서 선택한 책, 관심 가지고 주문한 책 등... 처음 알라딘을 선택할 때는 조바심도 있었죠. 그러나 지속적으로 거래하면서 내가 잘 선택한 인터넷서점이라는 자부심도 가지게 될만큼 부쩍 발전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출발 1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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