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진도 좋고
하라다 마하 지음, 김완 옮김 / 인디페이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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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라이터라는 참신한 소재덕분에 보는 내내 실화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스피치 라이터 견습생인 주인공이 전설로 불리는 멘토와 천재라 불리는 라이벌을 만나 일본의 차기 정치인의 참모가 되는, 스피치 라이터로서의 성장 이야기입니다. 여주인공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정작 주목받는 것은 '연설' 그 자체입니다. 그녀의 행보 곳곳에 배치된 연설들로 인해, 마치 내가 그런 경험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쏠리는 기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스피치. 정치. 사람. 마음.

스피치가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정치를 메인 사건으로 가져와 그 안에서 마음껏 각자의 기량을 펼쳤습니다. 단순히 정권을 위해서가 아닌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진정성을 담아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싸움. 그들의 경쟁에는 서로에 대한 존경과 사랑, 가족애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전개일 수 있겠지만 그들의 말에 공감하며 슬쩍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더 좋게 바뀐다면 바뀌는 편이 낫다, 바뀌어야 할 것이 있다면 바꿔야만 한다." - 283p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이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할 때, 상상해보렴.
3시간 후의 너, 눈물이 그쳤다. 24시간 후의 너, 눈물은 말랐다. 이틀 후의 너, 고개를 들고 있다. 사흘 후의 너, 걸어 나가고 있다.
...
멈추지 않는 눈물은 없단다. 마르지 않는 눈물도 없단다. 얼굴은 아래만을 보고 있을 수도 없어. 걸어 나가기 위해 다리가 있는거야. 너의 어머니 아버지가 네게 준 몸을 소중히 쓰렴. 그리고 마음은 너 자신이 길러나가는 거야. 넉넉하게, 따뜻하게, 정의감 넘치는 마음으로 길러나가렴.
....알았지 쿠미? 걸어가기 위한 사흘 후의 너를 다시 만나러 오마. -319p


말로 인해 바뀌는 것들. 좋게 바꿈으로 인해 얻어지는 것들.

언어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위로받기도 하고 상처주기도 합니다. 작중 인물들의 언어를 다루는 노하우들을 엿보며, 좋은 말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마법과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 뿐 만이 아니라  평소 말을 쓸 때, 참고할 수 있는 점이 많았던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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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과 서쪽으로
베릴 마크햄 지음, 한유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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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비행을 직업으로 가진 작가의 의식의 흐름대로 쓴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처음에 책의 제목과 표지를 보고, 아프리카의 광활한 자연과 연관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란 상상을 했습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처럼 강렬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을 초인적인 힘으로 이겨내는 교훈적 이야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요.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소설 [노인과 바다]보다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떠올랐습니다.

순간순간을 주어진 환경에서 버텨냈고, 뒤돌아보니 그것이 놀라운 기록의 연속이 었다는게 꼭 닮았습니다.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위기의 순간도, 평범하지 않은 사건도, 그저 일상의 기록처럼 담담하게 서술했고, 이는 작가의 대범한 성향과 삶의 태도를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프리카의 광활함과 열악한 환경을 버텨내는 강인한 사람들, 비행기와 동물들의 세밀한 묘사로, 담담한 목소리 안에서 보이는 다채로움이 가슴을 뛰게 하였습니다.

책의 끝자락에 와서야 왜 이 책의 제목이 [이 밤과 서쪽으로]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런던에서 뉴욕까지 서쪽으로의 야간비행.
대서양을 서쪽으로 단독 횡단한 최초의 여성 비행사라는 타이틀은 아멜리아 에어하트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그 시대의 여자 비행사는 실종된 아멜리아 에어하트만 알았었는데, 작가 역시 그녀와 동시대의 여자 비행사로, 횡단을 성공해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기억에 의존해 쓴 글 같지않게 생생한 사람과 사건의 묘사는 의도하고 쓴 소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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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전공한 모로가 전혀 다른 세계인 요리에 관심을 갖고, 요리사가 되어가는 성장소설입니다.
그의 부모님은 그의 결정을 지지해 줬고, 그는 열심히 그 길을 걸어갔습니다.
한국에서라면 석사까지 한 인재가 요리 견습생부터 시작한다는건 많은 반대를 불러오는 일일 건데요.
거침없는 전개에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학을 가야하기 때문에 점수에 맞춰 전공을 선택하고, 졸업 후에는 전공과 무관하게 직업을 선택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허송세월만 보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공을 살려야한다고 말은 하지만 개인의 흥미나 재능이 없다면 길이 보이지 않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을 때, 잘하걸 해라.' 이는 제가 항상 심지에 가지고 있는 말입니다.
길을 모르고 갈팡질팡 할 때, 언제나 제일 잘 하는걸 선택하니 길이 보였습니다.
모로 역시도 자신이 제일 흥미있어하는 요리쪽으로 큰 고민없이(책에서 묘사해주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게되네요) 흘러들어갑니다.
모로는 치밀하고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그렇게 해야만 해서'라 그에게 딱 맞는 재료공급처, 메뉴, 일하는 스타일 등을 만들어 나갑니다.
이는 그를 스타 -젊지만 실력있는 셰프- 로 만들어 주고, 그는 가장 활력있어야할 20대의 4년을 몸만 돌려 서있을 수 있는 작은 주방에 바칩니다. 일이 잘되는것과는 반비례로 개인의 생활이 없어지고, 그 대가로 그는 뛰어난 요리사가 되어갑니다.

일을 할 때, 진정성이 닿으려면 영혼을 녹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온 시간을 다 바쳐 정진해야만 닿을 수 있는 것으로 모로는 그 끝을 맛보았고, 이때의 경험이 기초가 되어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게 됩니다.

한때는 정해진 일, 정확한 시간표, 봉급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일을 때려친적도 있었지만, 요리가 그의 길이라는 확신이 들고 자신의 가게를 하다보니 어떻게 하면 좋은 재료를 구할 것인가, 가게에 적합한 메뉴의 개발은, 직원들의 복지 등 중요한 고민거리가 달라지고 더 크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10년차 즘되는 직장인이나 자기 사업을 하는 오너들은 공감할 수 있는 성장의 흐름이었습니다.

표지를 장식한 일러스트처럼, 우울하고 불안할 수도 있는 내용을 심각하지않게 산뜻한 문장으로 묘사합니다. 글을 읽는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모로처럼 망설임없이 걸어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난 삶을 원해요.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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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자식에게 절대로 물려주지 마라
노영희 지음 / 둥구나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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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는 역설적이게 책의 내용은 자식에게 재산을 '잘' 물려주는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절대 안된다는 말이 아니라 어떻게 잘 물려줄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라는 의미로, 부모 자식간의, 형제간의 여러가지 갈등이 재산을 물려주는 시점에서 터져나오기 때문에 재산 상속은 정말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존속 살인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경제관계에서 가지는 의존도가 관계가 깊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 밑에서 케어를 받는 캥거루족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이 끊기는 시점 -상속 해서거나 안해서 이거나- 에 경제적인 것에 대한 불안감이 원망으로 증폭되면서 일어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합니다. 발생할 수 있는 여러상황들을 기존에 발생했던 소송사건들을 예시로 알기 쉽게 설명해줘서 '이럴 수도 있구나'라며 간과했던 상황들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부자들이 상속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며 상속에 대한 서로의 기대치를 경계하고 어느쪽도 서운하지 않을 합리적인 지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돈이 많지 않은 서민 가정에서라도 단 돈 몇천만원 때문에도 형제간에 의가 상하는 경우가 있음으로 올바른 자식 사랑은 지혜로운 재산정리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명한 재산정리의 방법을 알려줍니다.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끄덕. 미리 그 시점을 상상해보면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이 정정하셔서 상속을 논할수있는 시점은 아니지만, 하게된다면 직접 입으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서로 감정을 다칠 수 있는 이야기는 생략하고 내용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책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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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 - 듣도 보도 못한 쁘띠 SF
이선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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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이라는 독특한 제목과 농사짓는 전원 SF라는 설정이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라비다 행성이 감기에 걸려 기존의 농사법으로 식량 유지가 어려워지자

지구에서 농사잘하는 인간들을 데려와 농사법을 배우려 합니다.

그런데 이 인간들은 사실 농사꾼 역할을 하는 베테랑 배우들!!

라비다 행성 농사책임자는 배우들을 농사꾼으로 착각해서 데리고 가고,

지구인들은 몰래카메라를 찍는 줄 알고 라비다 행성으로 가서 농사를 짓게 됩니다.


서로의 오해가 낳은 해프닝이 결국은 행성감기를 치료하고

서로가 각자 원하는 해피엔딩을 맞는 내용인데요.

SF가 이렇게 잔잔하고 전원적일 수 있다니 놀라웠습니다.

나오는 캐릭터들 하나같이 순둥순둥한 느낌이고,

성격 나쁘고 이기적으로 묘사되던 지구인들도 종국에는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새로운 설정과 신선한 소재로 이루어진 따듯하고 포근한 느낌의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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