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함께한 여행 - 존 스타인벡의 아메리카를 찾아서
존 스타인벡 지음, 이정우 옮김 / 궁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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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관에서 빌려봤는데 너무 좋아서 찾아보니 절판이란다. 누가 나에게 팔면 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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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읽은 척 매뉴얼
김용석 지음 / 멘토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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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해 평균 독서량이 짐승만도 못한 독자라 할지라도 각종 고전에 대해 누구 앞에서건 아무 거리낌 없이 읽은 척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시키는 데 총체적 목적이 있는 공리주의적 텍스트라 할 수 있으며, 일종의 인문학적 데자뷰 현상을 도모하는 학구적 심령 기사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 사랑하는 승모에게

어제 너희들 만났을때 책 안읽는다고 너무 구박한거 같아 이렇게 편지를 쓴다.
20년전에는 그렇게까지 무식하지 않았던거 같은데 어제는 솔찍히 좀 실망했다. 소위 엘리트라는 `세무사` 녀석이 대화내용이 그게 뭐냐. 여중생같이... 한편으로는 이제 우리도 고급스러운 언어를 구사해야할 사회적인 지위와 체면을 가져버린 기성세대라는 서글픔도 밀려온다.

지난번 카톡으로 김수영의 시 `강가에서`를 보냈을 때, 한 편 더 보내달라는 너의 답변에 고마웠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줄은 차마 몰랐다.

하지만 내가 준 카톡을 그대로 베껴서 네가 자주가는 카페에 잘난척 하는 용도로 썼다는 말에 사실 실망했다. 얼마나 쏘스가 없었으면 친구가 위로하려고 보낸 시를 SNS생활의 떡밥으로 사용하냐.

이 사람아 책 좀 읽어라.


몇년전에 읽어보라며 건네준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픽처`를 받아들고 네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구나. 눈물을 글썽이며 내 손을 꼬옥 붙잡고 이렇게 말했지 .

`솔직히 창피하지만 친구니까 말할께... 안읽어 버릇해서 그런가, 열페이지도 못읽겠다... 면목이없다.˝


도서관에서 너를 위한 책을 발견했다. 제목이 `고전문학 읽은 척 매뉴얼`이란다.
죄와 벌, 데미안, 이방인...... 어떠냐? 제목만 들어도 심장이 쪼그라들지? 읽지도 않았는데 책 내용에 대해 물어보면 어쩌나 싶어 두려움이 앞서고, 읽지 않았다고 실토하는 순간 너에게 쏟아질 냉소적인 시선을 견딜 재간이 없겠지. 딴지일보 김용석 편집장이 고전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이 책, 참 재밌다.

읽으면서 개그콘서트 보듯이 미친듯이 웃었다.


별로 읽고 싶지 않지만, 읽지 않았다고 얕잡아보는 카페 회원들이나 동호회 사람들에게 잘난척하고 싶다고 했지?
​이 책에 이렇게 쓰여있다.
˝누군가에게 잘 알지 못하는 인문 고전 얘기로 불의의 공격을 받았을 때 자신의 가녀린 영혼을 보호하기 위한 호신용 서적이다.˝ 라고...

우리가 중 고등학교 때 고전문학 한두 권 읽긴 했잖냐... 공부를 못했던 놈들도 아니고 나름 대학물도 먹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과연 그 시절 책 내용을 우리가 뭐 제대로 이해하긴 했냐? 대부분 ‘고전문학’ 하면 좋은 책이긴 한데 왠지 어렵고 진부하다는 생각부터 떠올리지.

난해한 번역체 문체 때문에 재미를 미처 느끼기도 전에 책을 집어던지거나, 줄거리 파악하기에 급급해 행간 속 숨은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마련이다. 어쩌다 읽어봐야지 싶다가도 묵직한 두께 때문에 책장을 펼치기도 전에 지레 포기하는거지. 요즘 어른들중에 이말에 공감하는 사람 많으리라 본다.

하지만 생각해봐라. 고전문학이 재미없고 난해한 책이라면 어떻게 그 오랜 시간 동안 모든 사람들이 즐겨 읽을 수 있겠니...


˝생업에 지친 나머지 읽고 싶어도 책 읽을 기력과 의욕을 상실한 독자들에게,
설령 의욕이 있다손 치더라도 직장 내 오랜 눈칫밥 습관으로 인해 한곳에 1분 이상 눈동자를 모으기 힘든 독자들에게,
그리고 어디 가서 모르는 책 이야기만 나오면 자아에 치명상을 입는 가녀린 영혼을 소유한 독자들에게
이 책이 조그마한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저자 김용석은 ˝고전은 재미있다˝라고 강조한다.

이책의 최고의 미덕은 ‘시간이 없어 고전문학을 읽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줄거리를 요약해주고 지식을 이입함으로써 해당 고전의 중요한 핵심만을 손쉽게 취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20대때 듣던 팝송 가사나 우려먹는 교양이 바닥 난 우리 어른들에게는 최적이 교과서인 셈이지. 그나마 너는 영어라도 잘했으니 팝송 가사지만, 책 한권 안읽는 정빈이나 범성이는 가요가사를 인용하는게 고작 아니냐.


하지만 승모야, 이 책의 또다른 감동은 따로있단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게 조차 대단히 탁월한 분석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 실린 책목록을 한번 보여줄께. 표시를 해둔 제목은 내가 읽은 책이다.

책 목록
PART 1. 삶의 의욕을 상실했을 때
죄와 벌 *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에덴의 동쪽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PART 2. 1분 이상 한곳에 눈동자를 모으기 힘들 때
농담*
1984*
호밀밭의 파수꾼*
채털리 부인의 연인

PART 3. 자아에 치명상을 입었을 때
데미안*
이방인*
위대한 개츠비*
그리스인 조르바*
목로주점*


이 책을 읽고나서 나도 책을 얼마나 허술하게 읽어왔는지 반성하게 됐다. 너한테 책 안읽는다고 구박할 자격이 없더라.
딴지일보 편집장 김용석이라는 사람, 독서 내공이 대단하더구나. 어려운말 하나도 없이 재밌고 적절한 비유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재밌는 문장을 뽑아볼께 한번 들어봐라.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과 분위기는 30대 이상의 독자라면 누구나 알만한 대한민국의 대표적 신파극으로 알려진 `이수일과 심순애`와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다이아몬드에 눈이 멀어 김중배에게 시집간 심순애에게 복수하기 위해 고리대금업으로 큰 부자가 되어 그녀 앞에 다시 나타난다는 내용은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각종 문화적 상징이니, 시적 묘사니 하는 디테일을 빼고 본다면 꼭 닮은 줄거리라 하겠다. 다만, `이수일과 심순애`의 경우, 마지막에 죽는 인물이 이수일이 아니라 죄의식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택한 심순애라는 점은 아무래도 남존여비 혹은 일부종사의 유교적 생활양식에서 익숙했던 그 시대 동양과 서양의 감수성 차이라 볼 수 있다.

참고로 `이수일과 심순애`는 일본의 `금색야차`를 번안한 소설인 `장한몽`의 별칭이므로 20세기 초 우리나라에도 `위대한 개츠비`에 견줄만한 작품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식의 괜한 애국심 마케팅적 읽은 척을 구사할 경우, 본의 아니게 친일파의 후손으로 낙인찍힐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그밖에 `위대한 개츠비`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은 척함에 있어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하루키가 `위대한 개츠비`를 몹시 좋아한다더라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체나 전반적인 작품 분위기,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상실감을 주제로 하는 것 등 `상실의 시대`는 `위대한 개츠비`를 오마주한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

이제 우리도 부모잖냐.
언젠가 회사 선배한테 아이들 공부시키는 노하우를 물은 적이 있다.
선배는 그저 `부모가 잘하면 된다`고 그러시더라.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운다면서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아이들을 보면, 나중에 커서 이런 책을 읽을 때 무식하다는 소리듣지 말아야지 싶다. 아이들만 책 읽으라고 잔소리할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길러야겠어.

다음에 만날때는 이 책을 다 읽고와라. 좀 더 교양있는 이야기를 나눠보자. 10년동안 한 권 읽었다는 정빈이랑, 드라마왕국 범성이한테도 전해줘라. 그리고 승모야 너네 집사람한테 게임 좀 그만 하라고 해라. 우리 애들이 배울라.

​이만 줄인다.

- 너의 마음대로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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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니어링 자서전 역사 인물 찾기 11
스콧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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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김어준이랄까요.. 삶은 복잡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인물입니다. 서평이 아니라 제 얘기를 쓰고싶어 길게 포스팅해봤습니다. 읽게되시면 격려 좀 부탁드려요.^^

http://m.blog.naver.com/nosung/22023050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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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까치글방 133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 / 까치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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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인데 제겐 조금 어렵네요. 이해하기쉽게 현대적으로 바꿔봤습니다.
역사가=블로거로 말이죠. 내용이 길어서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http://m.blog.naver.com/nosung/22022571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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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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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는 고전문학을 모티브로 한 리메이크 작품의 귀재이다. 

그의 전작인 ‘빅픽처’는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템테이션’은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이번 작품은 ‘마담 보바리’를 충실히 재현해냈다. 원저자인 구스타프 플로뵈르의 내재된 사상까지도 완벽하게 말이다. 

그저 그런 일상에 파묻혀 살던 주인공 로라는 회사의 세미나 참석을 기회로 운명과 같은 사랑을 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내가 그때 그랬다면… 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주인공 로라를 통해서 작가는 그렇게 살아보는 삶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현재가 왜 소중한지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팔을 다치면서 느꼈던 나의 마음도 주인공 로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 팔이 부러진 것을 알았을 때, 그리고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을 통보 받았을 때의 심정은 차라리 팔 하나를 떼어내고 싶을 만큼 절망적이었다. 답답하기도 하고,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데에 대한 자책감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너무 부어서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러진 뼈를 들고 일을 하면서 조금씩 회복에 대한 욕망이 꿈틀대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자책감도 누그러지고 절망적인 심정도 완화되었다. 심지어 모두가 아플 것이라고 겁을 주는 수술 직전에는 빨리 고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는 희망의 꽃망울이 심장과 머리 사이에 비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적극적이고 담대하게 전신마취하는 수술에 임할 수 있었다. 
그리고 회복…

출근준비를 하면서 한 달여 만에 오른손으로 밥 숫가락을 들었을 때의 기쁨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오른 손으로 밥을 먹는 것이 이렇게 기쁠 줄이야. 깁스를 풀었지만 손목이 돌아가는 것이 어색한 상태에서 시도한 첫 세수.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촉감은 정말 따스했다. 
출근하는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나의 회복을 바라는 가족들이 있다는 데에까지 생각이 미치는 아주 짧은 순간 부끄러운 남자의 눈물이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물방울이 포도주처럼 내 심장을 고동치게 했다. 고동은 벅찬 감동으로 밀려왔다. 고개를 들어 보니 거울 속의 내가 눈물에 젖은 빨간 눈으로 나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생각해보면 사소한 일상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가. “

불행히도 주인공 로라는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전 남편과의 이혼을 통한 고독한 삶으로 죄책감을 용서받기로 한 것이다. 만약 어떤 상황을 선택할 수 있다면 안전하고 조심스러운 길을 택하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수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었다면 현실의 자기 위치로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로라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실수는 당신만의 것이 아니며 우리는 모두 실수 투성이들이라고, 그러니 최대한 지금 현재의 모습을 사랑하자고. 그리고 고맙다는 말도 덧붙여야겠다. 로라 덕분에 나의 고통이 아주 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제 나는 한 달간 있었던 나와의 싸움을 이겨내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빅토르 위고’가 말하길 세상에는 너무나 기뻐서 부들부들 몸을 떨게 되는 경우가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어머니가 잃었던 자식을 다시 만나거나, 호랑이가 먹이를 다시 만난 경우이다. 
다시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게 된다면 그의 생가가 보존되어 있는 ‘마레 지구’에 들러서 한 가지를 더 추가해 달라고 말하리라. 다친 오른 팔이 다 나은 경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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