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의 화 다스리기‘는 화에 대한 인류 최초의 고전이자 저의 멘토께서 추천해주신 책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쉽게 통제할 수 없는 이 화를 어떻게 현명하게 다스려야 할까요? 이 책은 후기 스토아철학을 대표하는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화를 잘 내는 자신의 동생 노바투스에게 전하는 서간문 형태의 책을 편역한 것이라고 합니다.
세네카는 이 책을 통해 인간에게 화가 왜 불필요한지, 화라는 감정의 실체는 무엇인지, 화의 지배에서 벗어나 화를 통제하고 다스리는 법은 무엇인지를 다양한 예화를 곁들이며 이야기합니다. 네로 황제의 폭정으로 얼룩졌던 로마시대를 온몸으로 살아온 세네카는 그 스스로 공포 속에 살면서도 인간의 심리와 영혼, 분노와 좌절, 구원과 온정에 대해 깊은 이해를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읽고나니 힘이 나네요.

# 제 상사는 화를 잘냅니다.
매일 술을 마시는 이 분은 얼마전에 술마신 채로 자전거 타고 집에 가다 넘어져서 갈비뼈 세대나 부러졌습니다. 그래도 보호대를 가슴에 묶고 여전히 술을 마십니다.
컨디션이 그렇게 나쁘니 웃음이 나올리가 없죠. 술이 자신의 몸을 파먹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술에 쩔고 컨디션도 안좋고 몸도 아프니 누가 말만 걸어도 개미나 쥐처럼 바락! 화를 냅니다.
동료에게도 화!
상사에게도 화!
후배들에게도 화!

저도 술을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술을 이기지 못하면 그 술에게 조종당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 오늘 저는 불려가서 그의 화를 온 몸으로 받았습니다.
아시겠지만 터무니 없는 화는, 길을 가다 습격당하는 것 만큼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피할수도 없고요.
만약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를 읽지 않았다면 저도 화로 맞받아쳤을지 모르겠습니다.

화가 나서 씩씩거리던 저는,
자리로 돌아와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을 펴서 타이핑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가 내게 화를 낸다면 오히려 친절함으로 대하라>

우리는 화를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화를 자극하는 사람이 같은 직책의 사람이건 윗사람이건 아랫사람이건 말이다.
동일한 직책의 사람과 다투면 사이가 벌어지고,
윗사람과 싸우는 건 바보짓이며,
아랫사람과 싸우는 것은 한심한 짓이다.
내 목을 조인 사람의 뒤에서 똑같이 목을 조이는 것은 비열한 행동이다.
개미와 쥐는 누가 손만 내밀어도 이빨을 드러낸다. 연약한 생물들은 건드리기만 해도 공격을 당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상대가 우리에게 베풀어주었던 선행을 떠올리면 화가 조금은 누그러질 것이다. 현재의 기분 나쁜 감정을 과거의 추억으로 상쇄하라. 또한 이번 일을 용서하고 관용을 베풀었을 때 남들에게 큰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더불어 좋은 친구들을 많이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화가 난다고 해서 그 화를 상대의 자손 대대로 향하지 않도록 하라.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고 느껴질 때는 세상 사람 모두가 냉혹해진다면 어떤 좋은 점이 있을지 생각해보라.

스스로 용서를 거부했던 사람이 다시 엎드려 용서를 구하는 일이 얼마나 자주 벌어지는가? 과거 자신이 매정하게 퇴짜를 놓았던 자의 발에 매달려 굽신대는 경우도 있다. 분노를 우정으로 바꾸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일이 있을까?

누군가 당신에게 화를 내고 있다면 오히려 친절함으로 대해야 한다. 말싸움은 한쪽에서 먼저 양보를 하면 곧바로 끝난다. 싸움에는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로 화를 내며 싸움을 시작했더라도 먼저 물러서는 자가 승리하게 된다. 그럴 때는 지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이다.
상대에 맞서 주먹을 날리면 상대에게 다시 주먹을 날릴 여지를 주는 것이다. 한바탕 주먹다짐을 하고 이쯤에서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이미 때는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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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핑을 마치고 다시 이 글을 읽고나니 화를 내는 그분이 갑자기 불쌍해지더군요.
덕분에 저는 화를 내는 그분을 향해 편안하게 웃음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 위대한 책의 힘이여~


여러분, 웃고 삽시다.
웃을 일이 없다구요? 이 책을 읽으면 웃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 책 속 좋은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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