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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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100년만의 폭설이 내린 주에 평생에 남을 기억으로 2010년의 한해를 열자는 사장님의 강요로 설악산에 다녀왔다. 갈때는 정말 싫더니만, 설악산을 처음 가본 나는 엄청난 절경에 그야말로 심장이 멎을 정도로 놀랐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동양화의 그림들과 너무도 똑같았다. 흰 눈과 안개가 어울어진 여백의 미는 그야말로 우아한 자태 그 자체였다. 이 설악의 절경은 수년전 일본 벳부에서 보았던 만들어진 듯한 깨끗한 산과는 근본이 다른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저자가 말하는 우아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아한 아이디어는 빼어나거나 뛰어난 아이디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일반적이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종류의 아이디어도 아닌, 그야말로 절제된 아이디어를 말한다. 심지어 저자는 남들처럼 할꺼면 차라리 하지마라고 과감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레오나드 다빈치가 그린 그림은 여백의 미를 살려서, 봐도봐도 신비한 느낌과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내용을 소개하는 부분은 '진중권의 미학오디세이'에서 읽고 무릅을 치면서 감탄했던 내용이다. 저자는 이것을 우아한 아이디어라고 표현한다. 약간 다르긴 하지만 이것이 현재로 넘어오면 애플의 아이폰 같은 절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제품에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애플 마니아들은 스티브잡스가 여백의 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인데, 남들이 모두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은 안하는 것과 같다는 스티브잡스의 철학을 바로 저자는 우아한 아이디어의 범주에 넣는다.  

솔직히 이 책의 첫장을 열었을때 상투적인 내용이 아닌가 해서 다소 염려스러웠다.그러나 살림출판사 책들은 한번도 끝까지 읽고 후회한 적이 없다는 믿음에서 조금씩 더 욕심을 내서 읽어보았다.    

결국, 책장을 넘길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예전에 읽었던 '100년전 한국사'(살림)처럼 새벽까지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들었다. 아마도 지금 우리 회사의 상황과 너무 비슷한 내용에 공감이 가서 그랬을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회사는 독서교육을 하는 회사이다. 20년간 독서교육만을 고집한 것이 처음에는 다소 어리숙하게 느껴졌었다. 경쟁업체들이 공룡같은 덩치를 가진 것을 보면 배아프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느순간 독서만을 고집하는 것에 매력을 갖게 되었다. 요즘같은 세상에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치는 얄팍한 교육회사들이 교육을 빌미로 돈을 벌어들이는 장사를 하는 것에 비하면 독서를 가르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인재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회장님의 철학도 다른 장사꾼들과는 격부터가 달랐다고 느끼던 요즘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우아한 아이디어라는 것은 바로 남들이 모두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남들이 하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바로 우아한 아이디어다.  

이렇게 유추해보면 구글이 하얀 맨바탕 홈페이지를 고수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우아한 아이디어인 셈이다. 아이팟이 다른 기본적인 기능을 버리고 튀는 성능만을 추가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것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샘솟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책은 아니지만 지금 내 모습에서 확신을 찾고 싶은 사람들은 분명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힘을 얻게된 나에게는 너무도 매력적인 문구를 적어본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작은 성과에 안주(satisfice)'하는 성향이 있다('satisfice'란 사이먼의 용어로서 'satisfy'와 'suffice'의 합성어이다). 그 과정에서 최고의 방법은 너무 찾기 힘들다거나, 노력을 들일 만큼 대단한 가지가 없다거나, 아니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이처럼 어느정도에 머무르려는 인간의 성향은 행동과 추가로 이어지고, 이때문에 우아함으로부터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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