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곰사람 프로젝트 - 더 이상 글쓰기가 두렵지 않다!
최진우 지음 / 북바이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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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과제 레포트 마감시간 임박해서 선생님께 이메일 보내기 버튼을 눌렀을 때, 그 얼굴이 확확 달아오르는 듯한 쑥스러움! 그리고 내가 쓴 글을 다시 읽기가 두려워서 퇴고를 하지 못한 채 묵혀둔 글들이 고스란히 내 예전 노트북에 담겨 있다.

 

나는 사석에서 '글을 쓰고 싶다'고 열망하지만, 막연히 두려워하며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글력이 부족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를 몰랐다.

그렇지만, 우연한 기회에  숭례문학당에 '온라인 100일 글쓰기'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기에 100일을 다 채우지 못하고 그만 두게 될까봐, 오랜 고민끝에 참여했다. 그리고 100일 글쓰기를 하는 동안 최진우의 <100일 글쓰기 곰사람 프로젝트>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우선, 이책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참여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는지, 100일 과정을 거치는 동안 어떤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지를 실제 사례자의 체험담을 다루고 있다.

 글쓰기에 대해 갖고 있던 공포감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글쓰기 훈련을 제대로 할 기회가 없었기에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다. 저자가 말한 '100일 글쓰기의 목적은 달필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기를 갖추기 위한 습관을 기르는 것'(25쪽)는 유의미한 진단이다. 실제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해보면, 코치 선생님의 리드문 아래 답글로 매일 한 편의 글을 써서 올리고 나면, 비로소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100일 글쓰기가 끝난 이후에는 '매일 글쓰기'를 바로 멈추는 것이 왠지 아쉽고, 좋은 풍경을 보며 자전거를 잘 타고 있는데,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려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도 글쓰기는 단순히 100일이 아니라 기나긴 여정을 거쳐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 조금씩 조금씩 힘이 닿는데까지 달려가야만 글력이 조금이나마 더 붙겠구나 싶다.

 

100일 글쓰기(이하 백쓰라 칭함.)를 할 때 '워밍업 글쓰기'는 마라톤에서 준비운동과 같다. 또, 100일 글쓰기의 첫 관문이며 필수 의식이다.(43쪽)

 '백쓰'에서 가장 중요한 규칙은 바로 '하루 한 편 매일 쓰기'이다. 김훈 작가 방에는 '필일오(必日五)'가 붙어 있다고 한다. '하루에 원고지 5매 혹은 A4 반장은 꼭 쓰자'는 것이다. 일정분량이상을 꼭 써야만 글력이 붙는다. 그리고 하루 마감시간을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추어서 써야 한다. 나의 경우는 둘째가 학원에서 돌아오기 전인 10시 이전까지는 글을 올려야 그나마 덜 힘들었다. 집에 와서도 직장 일이 끝나지 않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10시 30분이후에 쓰기 시작해서 12시 마감 전에 올리는 날은 온 몸이 지치고, 허리가 더 아파서 정말 피곤했다. 그리고 전 날의 글쓰기 피로감은 이튿날 오전까지 영향을  미쳤다. 가족들과 함께 쉬는 공휴일이나 주말, 연휴 때는 더 주의해야 한다. 되도록이면 조용한 시간을 정해서 오전 중에 글쓰기를 마무리 한다면 정말 다행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카페나 도서관에 가서 오후 7시가 되기 이전에 글쓰기를 마무리하는 게 좋았다.

그래야 가족들과도 즐거운 주말시간을 보낼 수 있다.

 

숭례문학당 '백쓰'에 참여하면 기본적으로 코치님이 리드문과 글감을 매일 올려주신다. 또,  카톡 알림글을 아침에 전해주고, 글쓰기 마감 두 시간 전인 저녁 10시에 다시 올려주니 글쓰기에 대해 계속 생각할 수 있어서 좋다. 그렇게 쓰다 보면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70일이 되면 치명적인 슬럼프가 온다(58쪽). 나는 우선 허리 통증으로 고생을 했다. 백쓰가 원인이기보다는 그 전의 아팠던 부위가 다시 덧난 경우다. 그래서 침대서 누워서 쓰거나, 노트북을 옆으로 세워놓고 글을 썼는데, 그것이 허리통증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물리치료를 받으며 100일 고지에 도착한 나자신을 생각하며, 잘 이겨냈다.

 

'글쓰는 시간을 고정하고, 공간을 변화를 주어 악착같이 써라'(80~83쪽)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허리가 아파서 침대에서 쓰다가는 백쓰 완주를 못할 것 같아 카페에 가서 타이머를 맞추어 놓고 쓰기도 했다. 지쳐서 카페에 못 가는 날에는 학원에 공부하러 간 둘째 방의 넓은 책상에서 쓰니 좀 더 집중이 잘 되었다. 자기가 글쓰기에 좋은 시간에 공간의 변화를 주면서, 100일동안 악착같이 써나가는 것이 백쓰 완주의 비법이다.

 

 블로그나 SNS에 좋은 글을 남기고 픈 사람이나 글쓰기의 기본기를 익히고 싶은 이들은 <100일 글쓰기 곰사람 프로젝트>를 찬찬히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글력을 키워 혼자 100일 쓰기'가 어렵다. 숭례문학당이나 한겨레문화센터 등에서 여는 100일 글쓰기에 참여하여 완주한다면 글쓰기에 기본기를 익힐 수 있다. 백쓰 완주 후에 '100일 이후의 글쓰기'를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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