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꽃이야기 징검다리 동화 18
이현주 지음, 정순희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살꽃 이야기>>는 작지만 소박한 뭇 생명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누군가를 또 무엇인가를 만나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만남이 없다면 세상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무엇(사물)인가 와 사람들이 들려주는 짧은 이야기 15편이 실려있다.

 

<미운 돌멩이>는 예전에 교과서에 나왔던 동화인 듯하다.

예쁜 돌들은 사람들이 냇가에 와서 주워가는데,

아무도 주워가지 않는 미운 돌멩이가 속상해 한다.

그래서 하늬바람에게 "왜 사람들은 예쁜 돌멩이만 좋아할까요?"라고 묻자,

하늬바람은 "사람들이 주워간 돌은 그 사람의 방 안에서 한자리 차지하지만,

이 냇가의 남아있는 (미운)돌멩이들은 지구를 아름답게 빛나게 하고 있다"고 위로해 준다.

그래도 미운 돌멩이가 수긍하지 않자,하늬바람은 " 높은데 올라가면 다 볼 수 있지~ 개울을 따라, 큰 강을 따라, 바다에 이르기까지 눈부시게 빛나고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올빼미와 백일홍>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서로의 입장이 되어 함께 공감해가는 이야기다. 해님의 존재는 올빼미와 백일홍에게 그 의미가 다르다.

그래서 서로 싸우자, 하느님은 '백일홍은 올빼미 머리 위에서 꽃을 피우고, 올빼미는 어딜 가든지 백일홍을 머리에 꽂고 다녀야'하는 벌을 내린다.

그래서 올빼미와 백일홍은 한 몸이 된다. 그러자  "백일홍은 해가 떠도 옛날 처럼 기쁘기만 하지 않았다. 올빼미의 괴로움이 뿌리를 타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올빼미 역시 예날처럼 캄캌한 밤이 마냥 즐겁지만 않다. 머리 위에 핀 백일홍의 두려움이 심장에까지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리위에 백일홍이 있는 올빼미가 있는 골짜기는 꽃향기가 밤낮없이 가득찬다.

 

 처지가 다른이들이 공감해주며 서로의 입장에 대해 이해해준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일까? 이를 동화로 이현주 작가가 잘 풀어내신 것 같다.

 

<아이와 자전거>에는 작가를 안다면 마음이 찡한 동화다.

처음에 느티나무 아래 노새와 함께 오던 할아버지가 나중에는 자전거와 함께 있다.

아이는 멀리 대구에 가서 돈을 벌러 간 아버지를 기다린다.

외로운 두 영혼의 만남이다. 아이가 자전거 뒷 바퀴를 만져보고, 할아버지는 싱귻 웃으며 손짓으로 아이를 부른다. 할아버지에게 '자전거를 태워 달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귀를 돌려 아이의 입술에 대어 준다.

정작 아이가 입을 열어 하는 말은 "우리 아버지가 내일 자전거 타고 온다. 대구에서.."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었을까? , 또 아버지가 오기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컸을까?

 

지난 전국모 겨울연수에서 이현주 작가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작가는 어느 순간부터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강연후 청중의 질문을 들으러 직접 다가와 귀를 갖다대고 청중의 질문을 듣는 모습,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에 답 또한 정말 명쾌하고 감동적이었다.

그건 마이크 (기계소리)는 울려퍼지지만, 귀에 직접 대고 하는 사람의 소리(육성)은 잘 들리기 때문인가 보다. 그 현장이 여기 동화 속에 나와 있다.

이현주 작가는 동화작가이자, 목회자(목사님)이시다. 그래서 강연 말씀 하나 하나가 삶의 지혜였다. 나는 비기독교인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그 날 강연을 듣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함을 느꼈다.

 

<<살꽃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날 이현주 작가님이 강연에서 들려준 이야기들이 하나 하나 다시 떠올랐다. 지금 메모한 노트가 없지만,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아주 소중하고 훌륭하다.

*지금 까지 살아온 것은 여러분 각자가 최상의, 또 최선의 선택으로 애써 살아온 것이다.

*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지금 당장부터" 해라.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중요하다.

* 스스로의 틀 안에 자기를 가두지 말라, 여러분은 원하는대로 다 이뤄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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