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액시트>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가 딱 '취준생'이 되어 펼치는 듯하다.  조정석이 '납득이'로 각인되었다면, 이제 '용남이'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는 영화 후기를 보고, 어제 둘째랑 남편 셋이서 보았다. 역시 후기 그대로다. 조정석이 주연을 해서 성공한 영화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이 영화 개봉 4일만에 영화진흥위가 통합전산망 배급사 집계기준으로 200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 흥행속도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 베테랑>, < 도둑들>, <암살>, < 극한 직업>, <신과 함께-죄와 벌>의 관객수와 유사하다고 한다. 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여름 흥행영화로 6개월간 찍었다고 한다.

 

   영화 마지막에 나온 이승환의 '슈퍼 히어로" 노래가 이 영화를 더 살려준다. '슈퍼 히어로' 노래는 2007년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의 주제가였다는데, 드라마는 보지 않았지만, 이승환의 노래라 익숙한 느낌이다. 유튜브에서 엑시트 영화 상영으로 이 노래가 더 알려지고 있다.

 

    대학 졸업 후 백수 생활을 하는 용남이(조정석 분)는 대학 때 산악동아리 활동을 했다. 결혼한 누나(김지영 분) 말대로  "아무 쓰잘데 없는 거"라 하지만, 어머니(고두심 분) 칠순 잔치를 마치고 난 뒤 일어난 가스누출 사건 때 용남의 산악회 동아리에서 익힌 재능이 빛을 발한다.


    재난 영화면서도 코미디영화다. 또 취업준비생인 용남이와 누나가 나누는 대화와 행동들이 너무나 현실 생활을 담고 있어 웃음이 나온다. 테렐비젼 리모컨을 두고 펼치는 아버지(박인환 분)와 어머니의 대사와 행동 역시 실감이 나서 웃음이 나온다. 칠순 잔치나 용남이 옥상에 남겨지고 나서 가족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 등이 가족영화로 어르신들이 보기에도 좋다. 실제 영화 볼 때 우리 가족이 앉은 앞줄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온 가족이 보고 있었다. 특별히 욕설이나 폭력이 나오지 않아서 어린아이들이 보기에도 좋다. 다양한 연령대가 영화를 관람해야  천만영화가 된다든데, 아마도 <엑시트>는 천만이 될 듯도 하다. 제작비 130억이 들었고, 손익분깃점이 350만은 금방 넘어설 듯하다.


  가사  중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누구에게나 / 그들만의 기회가 /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 무한한 능력들~"이다. 조카에게 무시당하고, 가족들에게 구박받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쓸만한 재능을 가진이는 백수 아들 용남이다. 집에서 1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곳인 '구름정원'에 칠순 잔치를 예약한 이는 용남이다. 그 곳에는 자신이 대학 때 좋아했던 산악 동아리 후배 의주(윤아 분)가 있기 때문이다.

 

 가스 유출로 위기에 닥쳤을 때 후배 의주와 함께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영웅으로 그려내지 않고, 딱 용남이, 조정석답게 전개되어서 더 친숙한 영화로 다가온다. 다음에 영화 상영이 끝나면 명절 연휴 때 텔레비젼에서도 자주 보여줄만하다.

 

  영화 인터부에서 이상근 감독은 유독 가스가 도로와 건물로 피어오르는 것은 청년세대의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미래를 표현했다고 한다. 유독가스의 정체를 모르는 것이 더 무섭게 느껴진다. 혹시라도 다시 보게 된다면 아이맥스로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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