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개인사와 얽혀 자전적 이야기로 읽히는 이소설은 그러나 실제로는 카프카가 주인공처럼 다리 위에서 몸을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쓰일 수 있었다. 소설이란 그런 것일까? 몸을 던지는 장면을 보여주되 실제로는 몸을 던지지 않는? 자살(suicide)이 아닌 스스로의 사형을 집행(self-murder)하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오직 ‘다리 위에서만‘ 머물러야하는? 그러다 엉뚱한 곳으로 뛰어내려 끝내 검은 물속으로사라지고 마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난간 아래를 한동안 내려다보았다. 강물은 강물의 표정대로 흘러가고 있었고, 검푸른 물결에는 내 모습이 조금도 비치지 않았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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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감각(청각자극)독서로 하는 사고실험 리스트업!
할란 앨리슨..그렉 이건..테드 창..
다음으로 스타니스와프 렘이다
듄 시리즈를 생각해봤는데 스페이스오페라는 일단 보류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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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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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SF의 재미를 이제서야 알아버렸다. 할란앨리슨을 시작으로, 그렉이건, 테드창..도장깨기하자는 작정을 하고 묵은 책들을 다시 헤집는다.
물론 이들 중 테드창은 팬덤이 확실한 작가라 나의 호불호는 리스트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몇번의 시도에도 그저 성문종합영어 명사편처럼 ‘바빌론의 탑‘에서 집중의 한계에 봉착하다가
최근 그렉이건에서 재미를 보았던 기억에 다시 시도했다.
아침산책길에 한 시간여를 TTS가 주는 건조하고 객관적인 목소리로 듣는 ‘사고실험‘을 감행한 결과, 즉 청각이 자극하는 사고의 영역까지 확장한 결과..재미 있었다..왜들 테드창 테드창하는지를 알 것 같았달까.
독서노트로 정리하기 위해 나는 다시 이 책을 리뷰하고 싶어셨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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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42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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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스크로 가는 기차

끝내 차비를 물어볼 용기를 내지 못한 그녀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발이 땅에 닿을 때마다 죽고 싶어 울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청혼을 한 젊은 포드 세일즈맨과 결혼해서 진과루돌프라고 이름 붙인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러나31년이 지난 후에도, 버스터미널을 지나갈 때면 그녀는 여전히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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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42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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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님이 바로 그 선생님일 거라고 마음대로 짐작한다.

"지혁아,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선생님은 내 말을 잘랐는데, 말을 잘랐다는 사실보다 이말은 보통 정말로 기분 나쁜 말을 하기 전에 하는 말이라는점에서 나는 긴장했다.
"난 솔직히 걱정된다. 니가 책 낸 사람이 될까 봐."
솔직히 나는 그 말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말이지? 난 이제 책 낸 사람이 될 건데? 그가 말한 ‘책 낸 사람‘이
‘작가‘의 반대편에 있는 멸칭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의 일이었다. 책을 내면 작가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적어도 그의 세계에서 책을 낸 모든 사람이 작가는 아닌 것이다. 제대로 등단해서, 제대로된 출판사에서, 제대로 된 작품(아마도 장르문학은 아닐)을 내지 않는사람은 책을 낸다 하더라도 작가가 아닌 책 낸 사람에 머문다. 책 낸 사람과 작가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이 존재한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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