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개인사와 얽혀 자전적 이야기로 읽히는 이소설은 그러나 실제로는 카프카가 주인공처럼 다리 위에서 몸을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쓰일 수 있었다. 소설이란 그런 것일까? 몸을 던지는 장면을 보여주되 실제로는 몸을 던지지 않는? 자살(suicide)이 아닌 스스로의 사형을 집행(self-murder)하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오직 ‘다리 위에서만‘ 머물러야하는? 그러다 엉뚱한 곳으로 뛰어내려 끝내 검은 물속으로사라지고 마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난간 아래를 한동안 내려다보았다. 강물은 강물의 표정대로 흘러가고 있었고, 검푸른 물결에는 내 모습이 조금도 비치지 않았다. - P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