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들
이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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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못한 일과 긴장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긴장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은 잘못한 일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둔하거나 대범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상실감과 슬픔은 시간과 함께 묽어지지만 회한과 죄책감은 시간과 함께 더 진해진다는 사실을, 상실감과 슬픔은 특정 사건에 대한 자각적 반응이지만 회한과 죄책감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무자각적 반응이어서 통제하기가 훨씬 까다롭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했다. 상실감과 슬픔은 회한과 죄책감에 의해 사라질 수도 있지만, 회한과 죄책감은 상실감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오히려 그것들에 의해 더 또렷해진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마음의 부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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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들
이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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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되기 전에는 집에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주문은 마지막이 되었을 때 가는 곳이 집이라는 문장을 뒤집어 놓은 것이다. 더 긍정적인 어감으로 말하면, 마지막이 되어도 돌아갈 집이 있다는 뜻이다. 부정문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그 말에는 다음이 없는 끝의 다음이 암시되어 있다....
이 실낱같은, 음흉한 기대는 현실의 곡절과 굴곡을 고려하지 않은 안이함의 산물이다....
나는 마지막이 되어 돌아온 집앞에서 그 사실을 마침내 확인했다.
-공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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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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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과 이분이 하는 일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상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낯선 사람이 문득 어디서 왜 오는지, 왜 와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문득 되살아나 현재를 덮치는 과거에 아무 뜻도 없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어요? 그럴 때 헌재가 어쩌겠어요?

-소화전의 밸브를 돌리자 물이 쏟아졌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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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들
이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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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이야기의 무게에 짓눌려 꼼짝 못하고 내 머릿속 목소리들을 들어야만 했다. 이 무슨 시의적절함인지. 결국 이승우 소설가의 나이를 확인하고 말았다. 그렇구나. 나만이 아니었구나. 60대의 평범한 개인이 겪는 일반적인 고민과 부채감일 뿐이라는 위로(?)를 받았다고 할까.
개인 의지로 가장된 우연한 삶의 선택들이 켜켜이 쌓여 이제 그 결과물들로 개인의 삶 전체가 규정되는 시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고민과 갈등들-나의 이야기로 동일시되는 경험에 내내 머리가 띵했다.
삶의 중심이 되어주던 부모가 힘을 잃고 돌봄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동기가 처한 힘겨운 현실이 한꺼번에 짐처럼 몰려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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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가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정직함이 최선이라고 표방하는 자가 현격히 줄어들었고, 거짓을 말하더라도 당당하며, 거짓이 드러나더라도 크게 비난받거나 처벌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요컨대 ‘거짓‘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점점 더 관대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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