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랑스식 서재 - 김남주 번역 에세이
김남주 지음 / 이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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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5에 미스터파파라는 팀이 나왔다.

프로세션맨들이 모여 만든 팀이다.

이들에게 심사위원들은 한결같이 당신들 목소리를 내라,

아무리 들어도 당신들만의 특징이 없다.

라고 평가한다.

 

그럴 수밖에...

그들에게 자기 소리는 없다.

유명가수들의 백업댄서들이 자신의 춤사위로 개성을 보이면 안 되는 것처럼

세션들이 자신의 소리로 연주를 하게 되면 가수의 개성이 죽는다.

그렇게 반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이제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하고 자신의 연주를 한다.

아니 해야만 한다.

 

번역가도 그렇지 않을까?

가장 좋은 번역가는 그 원작의 향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일 것이다.

그 번역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행인가? 번역가들이 책이 제법 많이 나오고 있다.

느닷없이 이 무슨 유행인가 싶은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 번역가들은 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항상 악보의 꾸밈음처럼 책의 내용에 흡수되어 기억되지 않았던 것인지도...

 

나는 추천사, 저자 후기, 역자 후기, 서문 들을 꼼꼼히 읽는 편이나

그 책을 벗어나 역자를 생각하며 읽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어떤 글을 읽든 그 책 안에서 책의 내용을 떠올리며 그들의 말을 이해한 것이다.

번역본을 읽을 때마다, 역자의 이름을 믿고 선택하면서도

그들의 어떤 점에 끌려 그 책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생각은 막연한 의식 저편으로 날려버린다.

 

번역가로서의 삶을 쓴 몇몇 글들을 읽으며 기대한 만큼의 울림이 없었던 것에 안타까워하며

이 책을 선택했다...오로지 김남주라는 이름 하나 때문에

번역가로서 김남주의 삶은 그 책들이다.

그래 그래야 맞을 것 같다. 그 외에 무엇이 있단 말인가?

꾸밈음처럼 부록으로 읽어버렸던 글들이

이제 생명을 갖고 읽힌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김남주가 살아난다.

 

덕분에 보관함 리스트에 꽤 많은 책들이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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