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루틴이 끝나고 나면 대형화면으로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한 영상들을 훑는다. ‘강추아이템‘,‘잘산템‘,‘손민수템‘,‘기다리던 언박싱‘,‘왓츠인마이백‘,‘겟레디위드미‘,‘OOTD‘들이 자동 재생된다.
그러다 ‘어머 이건 사야 돼‘를 실천하는 머리보다 빠른 손가락의 신공을 펼친다. 며칠후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고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짚어내지 못한다.
너무 많은 상품 정보와 후기로 자극받은 나의 욕망은 이처럼 필립K.딕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부끄럽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무수히 많은 제안과 옵션들 속에서 새로운 상품을 구매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주문하는 것이 우리삶의 전부가 되어 버렸다. 천재 작가 필립 K. 딕의단편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광기에 휩싸인 인공 지능이 통제하는 공장이 있는데 이 공장은 절대 생산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따라서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수많은 상품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이상적인 구매자, 주 신상류 구매라는 우주의 최면에 걸린 슈퍼컨슈머를 만들어 내야 한다. 새로유 재품과 그 유사품들을 마음껏 체험해 보고 항유하면시 립스틱이나 장신구, 향수, 옷, 자동차, 토스트기의 특징과 성능을 살피는 것을 삶의 본분으로 여기는 새로운 종족들. 특별 제작된 프로그램이나 설명서가 그들의 구매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1960년대만 해도 초현대적이라고 여기던 비전들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휠씬 빨리 실현되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직면한 ‘지금‘, 그리고 ‘이곳‘의 현실이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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